서재응
‘6이닝 5실점’ 타선 도움으로 3전4기 끝 시즌 첫승
14경기 76이닝 동안 1266개의 공을 뿌렸다. 홈런은 14방 얻어맞았다. 비시즌까지 합하면 266일이 흘렀다. 서재응(30·탬파베이 데블레이스)이 달콤한 승리의 맛을 보기까지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다.
‘불운의 사나이’ 서재응이 드디어 승리의 여신과 화해한 것일까. 서재응은 22일(이하 한국시각)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안방경기에서 6이닝 8피안타(1홈런 포함) 2탈삼진 5실점의 투구내용으로 3전4기 끝에 시즌 첫승(1패)을 올렸다. 지난해 7월30일 뉴욕 양키스전 승리 이후 9개월여만의 승리다. LA다저스에서 탬파베이 이적(2006년 6월28일) 후 안방팬 앞에서 승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 원정경기까지 합하면 탬파베이에서 2승째다. 서재응은 지난해 팀타선의 뒷받침이 없어 번번이 소득없이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감기 몸살로 100% 제 컨디션이 아니었던 서재응은 4회까지는 그럭저럭 버텼다. 하지만 5-2로 앞선 5회초 1사 1·2루서 천적인 트래비스 해프너에게 초구에 몸쪽 체인지업을 던지다 우월 3점포를 허용하면서 동점을 내줬다. 해프너는 이 경기 전까지 4차례 맞붙어 홈런 1개, 2루타 2개를 내준 바 있는 껄끄러운 상대였다.
서재응의 승은 또다시 불발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6회말 1사 후 발빠른 B.J 업튼이 중전안타로 출루한 뒤 2루 도루를 시도할 때 상대포수가 송구실책을 범하면서 1사 3루가 됐고, 다음 타자 벤 조브리스트의 내야 땅볼 때 업튼이 홈을 밟아 동점의 균형을 깼다. 이후 불펜투수들인 브라이언 스톡스-후안 살라스-숀 캠프-알 레이예스가 이어던지면서 완벽하게 이닝을 틀어막아 서재응의 승리가 지켜졌다.
서재응의 총 투구수는 97개(스트라이크 61개), 평균자책은 7.71에서 7.66으로 다소 내려갔다. 조 매든 탬파베이 감독은 경기 후 “구속을 잘 조절하면서 무난한 투구를 했다. 서재응이 우리에게 승리할 수 있는 요건을 만들어줬다”고 평가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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