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홈런 15개차 배리 본즈
23일 740번째 홈런
약물혐의 등 시련 넘을까 배리 본즈(4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여느 때처럼 느릿느릿 다이아몬드를 돌았다. 오른무릎이 온전치 않아서만이 아니다. 홈런의 짜릿한 순간을 조금이라도 더 즐기고 싶어서다. 그가 23일 새벽(한국시각) 또 담장을 넘겼다. 어느새 23년, 740번째로 도는 다이아몬드다. 이제 ‘전설의 홈런왕’ 행크 애런의 통산 최다홈런 기록(755개)과 15개 차다. 대기록 경신을 눈앞에 뒀지만 그에게 박수를 보내는 이는 대부분 안방 팬들이다. ‘미국’은 그를 환영하지 않는다. 다이아몬드를 천천히 도는 그의 거들먹거림 때문만은 아니다. 본즈는 2004 시즌이 끝난 뒤 오른무릎 수술을 받으며 은퇴의 기로에 섰다. 왼쪽 팔꿈치에는 뼛조각이 돌아다녔다. 이미 야구선수로는 칠순이나 다름없는 마흔살이었다. 미국인들은 고개를 저었다. 안타까움의 표현이 아니라 그의 복귀를 바라지 않는 거부의 몸짓이었다. 당시 본즈는 709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었다. 6개만 보태면 ‘메이저리그의 전설’ 베이브 루스(714개)를 넘어선다. 야구평론가들은 “미국인들은 본즈에 의해 자신들의 ‘우상’이 짓밟히는 것이 싫었다. 본즈의 거만한 성격도 한몫했다. 여기에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인종차별적 정서까지 보탰다”고 설명했다. 본즈는 재작년 여름, 간신히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그러나 하체가 힘을 받쳐주지 못했다. 그저 팔로만 방망이를 휘두를 뿐이었다. 출장 기회도 적었다. 간혹 대타로만 나섰다. 본즈가 힘겹게 홈런기록을 이어가는 동안 또다른 ‘적’이 나타났다. 그의 강력한 부인에도 약물복용 혐의로 수사가 시작됐다. 본즈는 몸과 마음이 지쳐갔다. 그러나 대기록을 향한 의지는 굽히지 않았다. 지난해 홈런 20개를 보탰다. 애런의 기록에 21개 차로 다가섰다. 그리고 올해 17경기에서 6개를 넘겼다. 3경기 중 1개꼴이다. 전성기를 능가하는 괴력이다. 이런 추세라면 6월 중순쯤엔 대기록에 도달한다. 본즈는 세상의 온갖 시비에 귀를 닫으려 한다. 그는 “내가 신경 쓰는 것은 (대부) 윌리 메이스뿐”이라고 했다. 그리고 대기록을 향해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마치 앞만 보고 걷는 ‘뚜벅이’처럼.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약물혐의 등 시련 넘을까 배리 본즈(4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여느 때처럼 느릿느릿 다이아몬드를 돌았다. 오른무릎이 온전치 않아서만이 아니다. 홈런의 짜릿한 순간을 조금이라도 더 즐기고 싶어서다. 그가 23일 새벽(한국시각) 또 담장을 넘겼다. 어느새 23년, 740번째로 도는 다이아몬드다. 이제 ‘전설의 홈런왕’ 행크 애런의 통산 최다홈런 기록(755개)과 15개 차다. 대기록 경신을 눈앞에 뒀지만 그에게 박수를 보내는 이는 대부분 안방 팬들이다. ‘미국’은 그를 환영하지 않는다. 다이아몬드를 천천히 도는 그의 거들먹거림 때문만은 아니다. 본즈는 2004 시즌이 끝난 뒤 오른무릎 수술을 받으며 은퇴의 기로에 섰다. 왼쪽 팔꿈치에는 뼛조각이 돌아다녔다. 이미 야구선수로는 칠순이나 다름없는 마흔살이었다. 미국인들은 고개를 저었다. 안타까움의 표현이 아니라 그의 복귀를 바라지 않는 거부의 몸짓이었다. 당시 본즈는 709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었다. 6개만 보태면 ‘메이저리그의 전설’ 베이브 루스(714개)를 넘어선다. 야구평론가들은 “미국인들은 본즈에 의해 자신들의 ‘우상’이 짓밟히는 것이 싫었다. 본즈의 거만한 성격도 한몫했다. 여기에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인종차별적 정서까지 보탰다”고 설명했다. 본즈는 재작년 여름, 간신히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그러나 하체가 힘을 받쳐주지 못했다. 그저 팔로만 방망이를 휘두를 뿐이었다. 출장 기회도 적었다. 간혹 대타로만 나섰다. 본즈가 힘겹게 홈런기록을 이어가는 동안 또다른 ‘적’이 나타났다. 그의 강력한 부인에도 약물복용 혐의로 수사가 시작됐다. 본즈는 몸과 마음이 지쳐갔다. 그러나 대기록을 향한 의지는 굽히지 않았다. 지난해 홈런 20개를 보탰다. 애런의 기록에 21개 차로 다가섰다. 그리고 올해 17경기에서 6개를 넘겼다. 3경기 중 1개꼴이다. 전성기를 능가하는 괴력이다. 이런 추세라면 6월 중순쯤엔 대기록에 도달한다. 본즈는 세상의 온갖 시비에 귀를 닫으려 한다. 그는 “내가 신경 쓰는 것은 (대부) 윌리 메이스뿐”이라고 했다. 그리고 대기록을 향해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마치 앞만 보고 걷는 ‘뚜벅이’처럼.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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