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종석(롯데·35·왼쪽) 이숭용(현대·36·오른쪽)
유일한 0점대 방어율 염종석
나홀로 4할대 타율 이숭용 부산 팬들은 1992년 가을을 잊지 못한다. 그 해 롯데는 부산고를 막 졸업한 ‘까까머리’ 염종석의 눈부신 활약으로 빙그레(현 한화)를 물리치고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어느덧 서른다섯. 15년 세월이 흘렀지만 염종석은 여전히 롯데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있다. 현대 팬들은 이숭용(36)의 존재를 잊을 수 없다. 그가 입단한 1994년 현대의 전신 태평양은 인천 연고팀으로 사상 처음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이어 현대가 인수한 뒤 한국시리즈를 네번이나 제패했다. 이숭용은 3할대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언제나 우승의 주역이었다. ‘왕년의 스타’ 염종석과 이숭용이 요즘 올드 팬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염종석은 유일한 0점대 평균자책(0.98)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이숭용도 유일한 4할대 타율(0.409)로 수위타자를 달리고 있다. 염종석은 어깨와 팔꿈치 수술 후유증으로 2004년과 2005년 각각 3승, 지난해 6승에 그쳤다. ‘퇴물’ 취급을 받으며 지난해엔 자유계약선수(FA) 신청도 못했다. 올 시즌에도 간신히 5선발 자리를 꿰찼다. 그런데 선발 등판한 4경기 모두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선보이며 3승을 따냈다. 비결은 사이판 전지훈련 때 성준 투수코치한테서 배운 ‘토네이도 투구폼’. 투구할 때 몸을 약간 비틀어 힘을 모았다가 한꺼번에 쏟아붓고 있다. 그의 은퇴 전 목표는 통산 100승(현재 92승), 통산 탈삼진 1천개(현재 987개), 통산 2천이닝(현재 1723⅓) 돌파다. 그는 “요즘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좋은 페이스를 오래 끌고 가 승수를 많이 쌓고 싶다”고 했다. 이숭용은 재일동포 장훈처럼 대표적인 왼손 교타자. 프로 14년 동안 1997년(0.311)과 2001년(0.300) 딱 두차례 3할 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하향곡선을 그리며 간간이 ‘한물 간 선수’라는 비아냥도 들었다. 하지만 올해 제2 전성기를 맞고 있다. 4월에 반짝하는 ‘4할 타자’가 아니다. 최근 16경기 연속안타와 최근 5경기 0.471(17타수 7안타)로 5월 들어 타율이 더욱 높아졌다. 이숭용은 올해 농협 인수설 파동으로 뒤숭숭한 팀의 주장을 맡았다. 그는 “프로 14년 만에 입술이 부르튼 것은 처음”이라며 피곤해 하면서도 “그럴수록 더 잘 해야겠다는 마음 뿐”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노장들 투혼이 5월 햇살처럼 아름답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나홀로 4할대 타율 이숭용 부산 팬들은 1992년 가을을 잊지 못한다. 그 해 롯데는 부산고를 막 졸업한 ‘까까머리’ 염종석의 눈부신 활약으로 빙그레(현 한화)를 물리치고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어느덧 서른다섯. 15년 세월이 흘렀지만 염종석은 여전히 롯데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있다. 현대 팬들은 이숭용(36)의 존재를 잊을 수 없다. 그가 입단한 1994년 현대의 전신 태평양은 인천 연고팀으로 사상 처음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이어 현대가 인수한 뒤 한국시리즈를 네번이나 제패했다. 이숭용은 3할대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언제나 우승의 주역이었다. ‘왕년의 스타’ 염종석과 이숭용이 요즘 올드 팬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염종석은 유일한 0점대 평균자책(0.98)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이숭용도 유일한 4할대 타율(0.409)로 수위타자를 달리고 있다. 염종석은 어깨와 팔꿈치 수술 후유증으로 2004년과 2005년 각각 3승, 지난해 6승에 그쳤다. ‘퇴물’ 취급을 받으며 지난해엔 자유계약선수(FA) 신청도 못했다. 올 시즌에도 간신히 5선발 자리를 꿰찼다. 그런데 선발 등판한 4경기 모두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선보이며 3승을 따냈다. 비결은 사이판 전지훈련 때 성준 투수코치한테서 배운 ‘토네이도 투구폼’. 투구할 때 몸을 약간 비틀어 힘을 모았다가 한꺼번에 쏟아붓고 있다. 그의 은퇴 전 목표는 통산 100승(현재 92승), 통산 탈삼진 1천개(현재 987개), 통산 2천이닝(현재 1723⅓) 돌파다. 그는 “요즘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좋은 페이스를 오래 끌고 가 승수를 많이 쌓고 싶다”고 했다. 이숭용은 재일동포 장훈처럼 대표적인 왼손 교타자. 프로 14년 동안 1997년(0.311)과 2001년(0.300) 딱 두차례 3할 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하향곡선을 그리며 간간이 ‘한물 간 선수’라는 비아냥도 들었다. 하지만 올해 제2 전성기를 맞고 있다. 4월에 반짝하는 ‘4할 타자’가 아니다. 최근 16경기 연속안타와 최근 5경기 0.471(17타수 7안타)로 5월 들어 타율이 더욱 높아졌다. 이숭용은 올해 농협 인수설 파동으로 뒤숭숭한 팀의 주장을 맡았다. 그는 “프로 14년 만에 입술이 부르튼 것은 처음”이라며 피곤해 하면서도 “그럴수록 더 잘 해야겠다는 마음 뿐”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노장들 투혼이 5월 햇살처럼 아름답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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