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물’서 귀향한 해외파들 국내서 줄줄이 ‘맹물’
‘빅 초이’ 최희섭(28·KIA)이 돌아왔다. 궁금증은 하나로 모아진다. 과연 국내 무대에서 통할까?
엇갈리는 평가=김성근 에스케이 감독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최희섭의 스윙이라면 국내 투수들의 직구 속도나 변화구 낙폭 정도로 볼 때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 다만 낮은 변화구에 약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강병철 롯데 감독도 “이대호 김동주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A급 타자”라며 “최희섭이 미국 무대에서 실패한 것은 수비가 1루에 한정돼 매력이 떨어졌을 뿐 타격 문제가 아니었다”고 치켜세웠다.
반면, 지난해 세계야구클래식(WBC) 때 최희섭을 옆에서 지켜본 김인식 한화 감독은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한국은 투수들의 볼배합 패턴이 미국 무대와 달라 적응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에는 담장 거리가 짧은 구장이 많기 때문에 적응만 잘 하면 좋은 타구를 많이 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대화 삼성 수석코치는 “최희섭은 이승엽 이대호와 달리 손목을 쓸 줄 모른다. 임팩트가 없고 볼을 뭉갠다”고 지적했다.
해외파 수난시대=1994년 한국인 첫 메이저리거 박찬호(33)의 성공으로 국내 선수들의 ‘엑소더스’가 이어졌다. 그러나 국내로 유턴한 선수는 최희섭까지 17명에 이른다. 그런데 국내에 복귀해 크게 성공한 선수가 없다는 점이 최희섭에게 부담이다. 한때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로 활약했던 조진호(32·전 SK)는 2003년 19경기에서 4승5패 평균자책 5.20의 초라한 성적을 남긴 뒤 ‘병역 비리’에 연루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그나마 가장 성공했다는 최경환(35·롯데)도 통산 타율 0.266으로 평범하다.
한대화 삼성 수석코치는 “국내 프로야구는 미국 트리플A 수준이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는 외국인 선수들도 국내에서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 프로야구를 얕봤다간 큰 코 다친다”고 지적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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