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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현대,동대문운동장 ‘마지막 우승’

등록 2007-05-17 23:22

종합야구선수권 결승,연장서 LG 4-3으로 눌러
철거 앞두고 관중마저 텅텅…승자도 패자도 ‘회한’
1982년 3월27일. 역사적인 프로야구 개막전이 서울 동대문구장에서 열렸다. 이 경기는 MBC 청룡 이종도의 연장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야구팬들의 뇌리에 영원히 새겨졌다.

2007년 5월17일. 철거를 앞둔 동대문구장에서 마지막 프로야구가 열렸다. 제57회 전국종합야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현대 2군과 LG 2군이 맞붙었다. 2군이라지만 마해영 이승호 신윤호 최만호(LG), 정수성 전근표 김민범 이현승(현대) 등 1군이 더 어울리는 선수들도 많았다. 종합야구선수권은 과거 ‘백호기’라고 불렸던 대회. 프로가 생기기 전 실업과 대학의 최강자를 가렸다. 당시엔 단연 인기와 권위를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2004년부터 프로 2군과 대학팀이 출전하는 대회로 바뀌었다.

관중석은 썰렁했다. 내야와 외야 구석구석까지 꼼꼼히 세어봐도 300명 남짓에 불과했다. 야구협회 및 두 팀 관계자를 빼면 유료관중은 손가락으로 헤아릴 정도였다. 오락가락하는 빗방울 탓에 적막감은 더했다. 간간이 ‘딱’ 하는 파열음과 관중들의 외마디 응원이 구장의 적막을 깼다. 좌우 98m, 중앙 110m의 외야 담장 위에는 3m짜리 천막이 올려졌다. 선수들이 체격이 커지면서 이제는 어지간한 타구는 담장을 넘기는 작은 구장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동대문구장에서 숱하게 많은 경기를 치른 김종수(50) 현대 2군 감독과 김영직(47) LG 2군 감독의 얼굴엔 회한이 짙게 배어 있었다. 서울 동대문상고 시절 동대문구장에서 펄펄날던 현대 김응국(42) 타격코치는 “서울지역 예선부터 이 곳에서 뛰었다”며 감회에 젖었다. 군산상고 출신인 현대 조규제(40) 투수코치는 “옛날엔 서울 가서 동대문구장 밟는 게 꿈이었다”며 웃었다. 엘지 이정훈 타격 코치의 얼굴에도 아쉬운 표정이 역력했다.

그늘진 1루 쪽에 자리한 ‘골수’ 야구팬들도 아쉬움을 털어놨다. 박광철(66·경기 군포시)씨는 “딸을 시집보내는 기분”이라며 “1981년 선린상고와 경북고의 봉황기 결승전과 프로야구 원년 개막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였다”고 회고했다.

두 팀 선수들은 동대문구장의 마지막 경기가 아쉬운 듯 명승부를 펼쳤다. 현대는 ‘야구는 9회 투아웃부터’라는 말처럼 9회초 2사후 3-3 동점을 만든 뒤 연장 10회초 결승점을 뽑았다.현대의 4-3 역전승. 현대는 프로 2군이 참가한 이후 상무(2004, 2005년)와 롯데(2006년)에 이어 세번째 우승팀이 됐다. 김종수 감독은 “동대문구장의 피날레를 극적인 역전승으로 장식해 기쁘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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