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민(34) 사진 연합뉴스
한화 유니폼 입고 첫 선발승
“올해도 안되면 야구 그만 둬야지?”
한화 김인식 감독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조성민(34)에게 넌지시 ‘최후통첩’ 했다.
풍운아 조성민은 한국무대 복귀 첫해 중간계투로 2승2패, 평균자책점 6.52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는 1승도 거두지 못했다. 4월 오른어깨 수술을 받은 뒤 시즌 막판 6⅔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6.75로 저조했다. 올 시즌도 지난달 26일 LG 전에 첫 선발 등판했지만 패배의 쓴잔을 마시고 2군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조성민은 ‘불사조’처럼 다시 일어섰다. 22일 청주 현대 전에 시즌 두번째 선발로 나서 5이닝 4안타 3볼넷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2005년 5월 한화 유니폼을 입은 뒤 처음 맛보는 선발승. 승리도 2005년 8월30일 KIA 전 이후 무려 1년8개월여 만이다. 피와 땀과 눈물로 얼룩진 승리이기에 기쁨은 더욱 컸다. 조성민은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퇴출당한 뒤 국내 무대 복귀를 시도했지만 아무 팀도 받아주지 않았다. 탤런트 최진실씨와의 이혼으로 가정까지 파탄났다. 제빵 사업에 손을 댔지만 그것마저 실패했다. 우여곡절 끝에 연봉 5천만원을 받고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그라운드는 녹록치 않았다. 올해가 야구인생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열심히 훈련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근육이 붙으면서 공 끝이 묵직해졌다. 전성기 시절 빠른 공은 아니지만 135~140㎞대의 ‘기교파’로 변신했다. 올 시즌 6차례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 3.38의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16이닝 던지는 동안 홈런은 1개 밖에 맞지 않았고 볼넷 6개만 내주는 안정된 제구력을 선보였다.
조성민의 부활은 송진우(42) 부상으로 5선발에 공백이 생긴 한화 마운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송진우는 머지않아 1군에 복귀할 예정이지만 중간계투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조성민은 당분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전천후로 출격할 전망이다. 한화 한용덕 투수코치는 “(조)성민이는 수술 부위가 회복되면서 점차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선발로는 가끔 나오겠지만 마운드에는 자주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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