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말린스 김병현이 29일(한국시각) 시카고 커브스 전에 선발로 나서 공을 던지고 있다. 시카고/AP 연합
플로리다에서 물만난 잠수함…3승째
플로리다 말린스와 궁합이 맞는 것일까. 자신을 괄시했던 이전 소속팀인 콜로라도 로키스에 대한 분노의 표현일까. 플로리다로 적을 옮긴 김병현(28)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김병현은 29일(한국시각) 시카고 커브스 원정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6이닝 동안 3안타 3볼넷만 내주는 무실점 호투로 시즌 3승(2패)을 챙겼다. 4만1630명의 시카고 팬들이 모인 리글리 필드에서 팀의 3연패를 끊는 값진 승리였다. 플로리다의 5-3 승리. 삼진은 5개를 엮어냈고, 평균자책은 종전 7.02에서 5.16으로 낮아졌다. 투구수 105개(스트라이크 66개).
김병현은 콜로라도 소속으로 3경기(선발 1경기)에 나서 1승2패 평균자책 10.50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지난 14일 플로리다로 트레이드된 뒤 3경기 선발등판에서는 2승 무패 평균자책 3.23(16⅔이닝 6자책점)의 호투를 선보이고 있다. 불펜투수가 아닌 선발투수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주무기인 슬라이더가 살아난 게 주요 승리요인이다. 상대팀 커브스 포수 마이클 베럿은 “김병현이 오늘처럼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투구를 한다면 정말 치기 힘들다”면서 “김병현은 유리한 볼카운트를 끌고 간 뒤 슬라이더로 승부했으며 그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플로리다 릭 크래니츠 투수코치는 “볼넷이 3개 있었지만 낮게 제구가 잘 됐다. 김병현은 선발투수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플로리다는 언더핸드인 김병현을 위해 수비형 포수 매트 트레너를 기용하는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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