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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고 ‘버스10대 상경응원’에 화답

등록 2007-06-06 18:52수정 2007-06-06 21:38

강릉고 ‘버스10대 상경응원’에 화답
강릉고 ‘버스10대 상경응원’에 화답
청룡기야구 부산공고 꺾어…창단 32년만에 전국대회 첫 결승행
그들이 ‘야구 불모지’라는 불명예를 씻어내는 덴 32년이란 시간이 필요했다. 늘 부족했던 선수를 채우기 위해 수도권으로 눈을 돌려야 했다. 선수 24명 가운데 11명이 외지 출신. 고교야구 붐이 한창이던 1975년 창단 뒤 처음으로 제주도 전지훈련까지 감행하며 조직력도 다졌다. 선수들 기를 살리기 위해 프로야구 빙그레, 태평양에서 선수생활을 했고, 삼성에서 타격코치를 한 함학수(52) 감독을 영입했다. 그는 70년대 초 전국대회를 휩쓴 경북고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제62회 청룡기 고교야구 준결승이 열린 6일 동대문구장은 강릉고 동문들의 잔치판이었다. 1987년 이후 서울에서 열린 전국대회에 20년 만에 4강에 올랐으니 오래 전 고향을 떠난 동문들이 흥분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 가족과 함께 온 유환묵(35·회사원)씨는 “강릉고 28기로 공용우 코치와 같은 반이었다”며 학창 시절을 추억했다. “고생이 많았을 텐데…”라는 유씨의 말줄임 속엔 모교에 대한 아릿한 감정이 묻어 있었다. 마침 휴일을 맞아 응원 온 재학생 330명까지 합세한 강릉고 응원단 4000여명은 막대 풍선으로 ‘무장한’ 채 1루쪽 관중석을 가득 메웠다. 맞은편 신문지 응원을 펼친 부산공고 응원석이 주눅 들 정도였다.

동문들의 열렬한 응원은 선수들을 ‘춤추게’ 했다. 강릉고는 이번 대회 돌풍을 일으켰던 부산공고를 2-0으로 누르고 창단 이후 첫 결승에 진출하는 기쁨을 누렸다. 2000년(대붕기) 2001년(화랑대기) 2006년(미추홀기) 4강에 올라 흥분했었지만, 35년 만의 전국대회 결승 진출로 옛 얘기가 돼버렸다. 7일 오후 6시30분 열릴 결승 상대는 대전고를 6-1로 물리친 경남고.

경기는 팽팽한 투수전. 0-0으로 맞선 7회초 승부는 실책 하나로 갈렸다. 강릉고는 6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던지던 부산공고 선발 김원석을 상대로 선두타자 첫 안타를 때려내며 기회를 잡았다. 부산공고가 투수를 에이스 박용운으로 교체하자, 강릉고는 희생번트와 고의사구 등으로 2사 2·3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때 3번타자 홍재용이 때린 유격수앞 땅볼이 부상공고 유격수 정현호의 1루 악송구를 불렀다. 강릉고는 기회를 놓지지 않고 2점을 빼냈다.

함학수 감독
함학수 감독

이번 대회 첫 선발 등판한 최인영은 6⅔회 동안 1피안타 2볼넷에 삼진 3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2승(구원승 포함)째를 거뒀고, 앞선 경기에서 2차례 구원승을 올렸던 홍성민은 기대에 부응하듯 뒷문을 확실하게 잠그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함학수 감독은 “선수들이 믿고 잘 따라준 게 결실을 맺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동문출신으로 선수들의 선배이기도 한 공용우(35) 코치는 “구정 땐 휴가를 반납하고 제주에서 15박16일간 전지훈련을 했고, 돌아오는 길엔 대구에서 한달간 명문팀들과 시합을 벌여 실력을 다졌다”면서 “이번 대회 전 50차례 이상의 실전경험이 큰 보탬이 됐다”고 했다.

44년 만에 정상탈환을 노리던 부산공고는 16명의 선수를 이끌고 4강까지 올라온 것만으로도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박경수(41) 감독은 “부산 지역 명문고에 가려 선수 확보에 애를 먹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글·사진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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