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레드삭스의 커트 실링(오른쪽)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경기에서 1-0 완봉승을 거둔 뒤 테리 프란코라 감독(가운데) 등으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오클랜드/AP 연합
9회말 2아웃에 안타맞고 노히트 노런 깨져
1-0으로 앞선 9회말. 두 타자를 모두 땅볼 처리하면서 투아웃이 됐다. 1988년 데뷔 후 20년 만에 첫 노히트노런 경기가 손에 잡히는 듯 했다. 타석에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좌익수 섀넌 스튜어트. 포수 제이슨 배리텍은 슬라이더를 요구했다. 하지만 그는 직구를 던졌고, 그의 98번째 투구는 중전안타로 연결되고 말았다. 커트 실링(40·보스턴 레드삭스·사진 오른쪽)의 노히트노런은 그렇게 날아가 버렸다.
실링은 8일(한국시각) 오클랜드와의 메이저리그 방문경기서 9회 2사까지 무안타 무사사구로 호투했지만, 아웃카운트 1개를 남기고 스튜어트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생애 20번째 완봉승에 만족했다. 9이닝 1안타 무실점. 29타자를 상대해 27타자를 범타처리했다. 오클랜드 선수 중 1루를 밟은 이는 스튜어트와 5회말 유격수 훌리오 루고의 실책으로 출루한 댄 존슨 뿐. 투구수는 100개.
실링은 “스튜어트 타석에서 배리텍이 사인을 냈을 때 고개를 저었는데, 앞으로 계속 ‘그때 고개를 흔들지 않았으면’ 하면서 살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경기 후 스튜어트는 “직구를 노린 게 안타가 됐다”고 했다. 흥미롭게도 페드로 마르티네스(현 뉴욕 메츠)도 보스턴 시절인 2004년 배리텍의 사인에 고개를 저었다가 노히트노런을 놓친 바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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