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2루수 손지환 혼자 삼중살 플레이
프로야구 26년 사상 첫 기록
2-5로 뒤진 5회말 삼성 공격. 3번 양준혁 좌전안타, 4번 심정수 볼넷으로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는 5번 박진만. 삼성 벤치는 2-3 풀카운트에서 7구째 치고달리기 작전을 걸었다. 박진만은 기아 선발 제이슨 스코비의 공을 받아쳐 2루 베이스 쪽으로 총알 같은 타구를 날렸다. 공은 공교롭게도 2루 베이스 쪽으로 달리던 기아 2루수 손지환의 글러브로 빨려들어갔다. 손지환은 이어 2루 베이스를 밟아 2루 주자 양준혁을 아웃시킨 뒤 2루로 달려오던 1루 주자 심정수마저 태그아웃시켰다. 13일 대구구장에서 나온 프로야구 26년 역사상 첫 ‘나홀로 삼중살’은 이렇게 완성됐다.
삼중살은 프로야구 통산 46번, 올 시즌 2번 나왔다. 하지만 ‘1인 삼중살’은 국내에서 처음인 것은 물론이고 131년 메이저리그 역사에서도 다섯 차례밖에 나오지 않았다. 손지환은 경기 후 “(박진만의) 타구를 잡는 순간 다음 동작으로 연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운이 좋게도 1루 주자가 가까이 있어 트리플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두산은 안방 잠실에서 롯데 에이스 손민한을 무너뜨렸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손민한 같은 에이스를 무너뜨려야 진정한 강팀”이라고 말했다. 손민한은 올 시즌 두산을 상대로 2승 평균자책 1.29를 기록 중이었다. 게다가 두산은 이날 등판 예정이던 다니엘 리오스가 부친상으로 미국에 머물러 있고, 김동주마저 왼무릎 부상으로 선발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두산 타자들은 김 감독의 바람대로 초반부터 활발한 타격으로 손민한을 위협했다. 2-2로 맞선 7회말 1사 1·3루에서는 대타 김동주가 손민한을 상대로 좌전안타로 결승점을 뽑았다. 두산 5-2 승.
시즌 8연승 중이던 엘지(LG) 에이스 박명환도 수원 현대전에서 4이닝 7안타 5실점(3자책)으로 무너져 시즌 첫 패를 안았다. 현대 10-1 승.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13일 프로야구 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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