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팀들 시간벌기 ‘숨통’
상승세 현대·LG엔 불청객
상승세 현대·LG엔 불청객
21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며 지리한 장마의 시작을 알렸다. 이날 4개 구장 경기도 비때문에 모두 취소됐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장맛비. 8개 프로야구단에는 약이 될까, 독이 될까.
20일까지 5연패에 빠진 기아에겐 장맛비가 구세주나 다름없다. 장성호 혼자만 분전하는 타선에 힘을 보태줄 최희섭·홍세완 등이 돌아올 때까지 최대한 시간을 버는 게 중요하기 때문. 사직구장에만 가면 ‘거인’이 아니라 ‘소인’이 되어버리는 롯데 또한 숨고를 시간이 필요해 하늘의 도움이 절실하다. 마운드 사정이 안 좋고, 주축타자 이승화가 왼손부상으로 8주 결장이 불가피해 더욱 그렇다.
에스케이나 삼성 등 원투펀치 보다는 불펜투수에 많이 의존하는 팀들도 장맛비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불펜투수들이 체력을 회복할 시간을 벌 뿐만 아니라 불펜 가동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은 작년 장마기간에 권오준-오승환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KO펀치’를 앞세워 2위와의 승차를 벌렸고, 리그 우승까지 차지했다. 두산 또한 김동주·홍성흔·이대수 등 주전 선수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름하고 있어 장마가 그다지 싫지 않은 눈치다. 그러나, 최근 페이스가 좋은 엘지나 현대 등은 썩 달갑지 않을 듯 하다. 모처럼의 상승세가 비로 씻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방송> 허구연 해설위원은 “현재 부진에 허덕이거나 부상선수가 많은 팀은 아무래도 장마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면서 “기아가 제일 혜택을 많이 볼 것 같고, 롯데도 최근 워낙 안 좋아서 조금 쉬어가는 게 괜찮을 것 같다. 반면 현대나 엘지 등 상승세의 팀들은 지금 경기를 하지 않는 게 아쉬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21일 잠실(엘지-삼성) 수원(현대-두산) 광주(기아-한화) 경기가 취소돼 지금껏 프로야구는 총 20경기가 우천취소됐다. 작년 같은 기간 동안 프로야구는 33경기가 우천취소된 바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