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다섯 고무팔’ 두산 리오스
‘서른 다섯 고무팔’ 두산 리오스
다니엘 리오스(35·두산)는 아버지한테 야구를 배웠다. 그는 “어린시절 고향 마이애미 해변에서 아버지와 캐치볼 연습을 했다”고 기억했다. 아버지는 66살 많지 않은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등졌다. 8개월 투병 동안 리오스는 아버지 곁을 떠나 먼 한국에서 공을 던졌다. 그는 지난 15일 아버지 장례를 위해 마이애미에 다녀왔다. 그리고 이튿날 선두 다툼을 벌이는 SK 전에 선발 등판했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도, 22시간이라는 비행도 그에겐 장애가 될 수 없었다. 그는 이 경기에서 한국 프로야구사에 길이 남을 기록을 세웠다. 국내 최초의 ‘한 이닝 세 타자 3구 삼진’. 그것도 구위가 떨어질 법한 8회에 공 9개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9이닝 3안타 완봉승. 그리고 22일 친정 기아를 상대로 시즌 열번째 승리를 따냈다. 외국인 최초 6년 연속 두자리 승. 시즌 절반이 지난 현재 그의 성적은 다승 1위(10승3패), 평균자책 1위(1.63). 이런 속도라면 1999년 정민태(현대) 이후 8년만의 20승 탄생도 기대해볼 만하다.
다승·자책 1위 내달려
한글 뜻 몰라도 읽기 즐겨
“마흔살 넘어 한국에서 은퇴” 2001년 기아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를 밟은 그는 ‘전라도 용병’ ‘이오수’라는 별명으로 팬들 사랑을 듬뿍 받았다. 2004년 17승(8패)으로 공동 다승왕에도 올랐다. 그러나 2005년 전반기 6승10패 평균자책 5.23에 머물렀다. 기아는 그를 두산으로 트레이드시켰다. 당시 기아 팬들은 관중석에서 펼침막을 들고 트레이드 반대시위까지 했다. 당시 그의 나이 서른셋. 한물 간 것처럼 보였던 그는 두산 유니폼을 입고 후반기 9승을 추가했다. 15승12패 평균자책 3.51로 시즌을 마감했다. 나이를 거스르며 구위는 갈수록 위력을 더했다. 지난해 국내 무대 첫 2점대 평균자책(2.90)을 올리더니 올해는 유일한 1점대 평균자책이다. 2004년부터는 3년 연속 200이닝 이상을 던졌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고무팔’. 그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선천적으로 체력은 타고났어요. 하지만 올바른 훈련방법을 택해야 몸에 이상이 생기지 않습니다.” 리오스는 미국에서 155㎞ 강속구를 뿌렸다. 그러나 이제는 요령으로 공을 던진다. “구속은 줄었지만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이 미국에 있을 때보다 좋아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에이스’라는 말을 싫어한다. “다른 선수와 갈라놓는 것 같아서요. 불펜 에이스, 대타 에이스 등 에이스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한국생활 6년째인 리오스는 인터뷰할 때도 간혹 한국말을 섞는다. 국내신문도 뜻은 이해 못하지만 즐겨 본단다. 여행도 좋아하고. 2002년 가본 거제도는 마이애미와 바다색이 비슷해 인상적이고, 경비행기를 타고 시화도 일대를 날았던 적도 있다. 그의 목표는 한국에서 마흔살 넘도록 선수생활을 하는 것. 그만큼 ‘한국’과 ‘한국야구’가 좋기 때문이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한글 뜻 몰라도 읽기 즐겨
“마흔살 넘어 한국에서 은퇴” 2001년 기아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를 밟은 그는 ‘전라도 용병’ ‘이오수’라는 별명으로 팬들 사랑을 듬뿍 받았다. 2004년 17승(8패)으로 공동 다승왕에도 올랐다. 그러나 2005년 전반기 6승10패 평균자책 5.23에 머물렀다. 기아는 그를 두산으로 트레이드시켰다. 당시 기아 팬들은 관중석에서 펼침막을 들고 트레이드 반대시위까지 했다. 당시 그의 나이 서른셋. 한물 간 것처럼 보였던 그는 두산 유니폼을 입고 후반기 9승을 추가했다. 15승12패 평균자책 3.51로 시즌을 마감했다. 나이를 거스르며 구위는 갈수록 위력을 더했다. 지난해 국내 무대 첫 2점대 평균자책(2.90)을 올리더니 올해는 유일한 1점대 평균자책이다. 2004년부터는 3년 연속 200이닝 이상을 던졌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고무팔’. 그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선천적으로 체력은 타고났어요. 하지만 올바른 훈련방법을 택해야 몸에 이상이 생기지 않습니다.” 리오스는 미국에서 155㎞ 강속구를 뿌렸다. 그러나 이제는 요령으로 공을 던진다. “구속은 줄었지만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이 미국에 있을 때보다 좋아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에이스’라는 말을 싫어한다. “다른 선수와 갈라놓는 것 같아서요. 불펜 에이스, 대타 에이스 등 에이스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한국생활 6년째인 리오스는 인터뷰할 때도 간혹 한국말을 섞는다. 국내신문도 뜻은 이해 못하지만 즐겨 본단다. 여행도 좋아하고. 2002년 가본 거제도는 마이애미와 바다색이 비슷해 인상적이고, 경비행기를 타고 시화도 일대를 날았던 적도 있다. 그의 목표는 한국에서 마흔살 넘도록 선수생활을 하는 것. 그만큼 ‘한국’과 ‘한국야구’가 좋기 때문이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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