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조웅천
조 18⅔이닝 무실점 피안타 1할대
임 겁없는 10대 씽씽투 벌써 9홀드
임 겁없는 10대 씽씽투 벌써 9홀드
위기땐 불러줘 ‘믿을맨’
프로야구 중간계투는 잘 해봐야 본전만 남는 보직이다. 이기는 상황에서 점수라도 내주면 역적이 되고, 잘 막는다고 해도 공은 늘 마무리 투수의 몫이다. 열번 잘 막았어도 한번 삐끗하면 팬들에게는 ‘방화범’으로 몰리기 일쑤다. 그래서 외로운 보직이기도 하다.
치열한 1위 다툼을 벌이는 SK와 두산. 표면상 상승세의 원인은 레이번-로마노(이상 SK)·리오스-랜들(이상 두산) 원투 펀치와 제때 터져주는 응집력 있는 타선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팀의 상승세에 마당쇠 역할을 해주는 든든한 이들이 있다. 투수최다 출장기록을 매번 갈아치우고 있는 조웅천(36·SK)과 겁없는 10대 고졸 투수 임태훈(19·두산)이 그들이다.
조웅천은 5월27일 문학 KIA 전부터 24일 문학 LG 전까지 최근 13경기에 등판해 18⅔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피안타율은 0.131에 불과했고 삼진은 17개를 낚아냈다. 싱커가 최대무기인 조웅천은 SK가 전승을 거둔 지난주에도 고빗길마다 등판해 5이닝(3경기)동안 완벽한 투구를 보여줬다. 시즌 성적은 2승3패 4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 1.64. 조웅천은 “(불펜투수를) 한두 해 해온 게 아니라서 위기상황에서 부담을 갖거나 하지는 않는다. 마무리 정대현이 믿음직하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던지고 있다”고 했다.
새내기 임태훈 활약 또한 도드라진다. 위력적인 3~4선발이 없는 두산에 임태훈은 경기 중반 위기상황에서 가장 믿음 가는 존재다. 실점상황서 투심이나 포크볼로 상대타자에게서 땅볼을 유도해내는 게 베테랑 투수 뺨친다. 지금껏 치른 팀의 64경기 중 절반이 넘는 33경기에 등판해 4승4패 1세이브 9홀드를 올렸다. 평균자책은 2.56. 투구이닝(56⅓이닝)이 많은 게 다소 부담이다. 임태훈은 현재 현대 조용훈 등과 함께 치열한 신인왕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나타나는 짱가처럼, 마운드에 빨간불이 켜지면 어김없이 등판하는 조웅천과 임태훈. 그들이 있어 SK·두산 마운드는 든든하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두산 임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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