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힐 거라 생각했는데 1루를 돌 때 보니까 의외로 힘이 실렸던 것 같다."
최희섭(28.KIA)의 대포를 기다려 온 건 비단 타이거즈 팬 뿐만은 아니었을 테다.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의 홈런을 보고 싶은 건 야구팬 모두의 마음이었다. 그의 첫 홈런은 수원구장에서 나왔다.
돋보였던 건 파워였다. 좌타자가 잡아 당기지 않고 밀어서 펜스를 넘겼다.
홈런을 치기에는 변화구가 더 쉽다고 하는데 일반 변화구보다 훨씬 느렸던 현대 선발 전준호의 109㎞ 짜리 느린 커브를 담장 밖으로 넘긴 걸 보면 넘치는 힘은 인정해줘야 할 것 같다.
한국 무대 9경기 만에 나온 홈런. 4회에는 우중간 안타를 추가했고 8회 1사 만루에서는 결승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맹활약했다.
최희섭은 이날까지 10안타 중 5안타가 장타. 2루타는 4방이 있었다.
늑골 부상으로 51일 만에 돌아온 12일 삼성전부터 이날까지 6경기에서 15일 LG 전을 제외하곤 매 경기 안타를 터뜨렸고 한 경기 2안타 이상도 3번이나 작성했다.
시즌 타율은 0.294(34타수10안타)로 올랐고 타점은 7개가 됐다. KIA가 원했던 해결사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셈이다.
한국에 오기 전부터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던 그에게 늑골 부상과 2군행은 되려 보약이 됐다. 차분히 타격감을 끌어 올리고 한국 야구를 체득할 수 있는 기회로 다가왔다.
그 사이 팀은 최하위로 고꾸라져 4번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손상됐지만 그래도 충분히 몸을 만든 뒤 올라온 게 서서히 효과를 보고 있다.
1주일 전 LG 전에서 홀로 5타점을 쓸어 담고 원맨쇼를 펼친 최희섭은 이날 고대했던 홈런을 터뜨린 뒤 "팬들에게 오랜 만에 좋은 모습을 보여 말할 수 없이 기쁘다"며 웃었다.
이어 "개인적으로 홈런보다 팀이 이겨 너무 기분 좋다. 타구를 봤을 때는 잡힐 거라 생각했는데 타구에 힘이 실려 끌까지 뻗어갔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상대 마운드를 위협할 수 있는 슬러거가 필요했던 KIA에 비로소 진짜 4번 타자가 왔다. 이제야 제대로 구색이 갖춰진 모습이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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