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룸바/ 이대호/ 심정수 (왼쪽부터)
프로야구 홈런 경쟁이 ‘새판짜기’에 들어갔다. 거포 경쟁은 6월 중순까지만 해도 이대호(롯데)-김태균(한화)-제이콥 크루즈(한화)의 3파전 양상이었다. 그러나 클리프 브룸바(현대)가 느닷없이 홈런을 몰아치며 홈런 1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혜성처럼 등장한 거포는 ‘돌아온 홈런왕’ 심정수(삼성). 그는 25일과 26일, 친정 두산을 상대로 2경기 연속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시즌 20호로 공동 3위까지 치솟으며 1위 브룸바(22개), 2위 이대호(21개)를 바짝 추격했다. 또 개인 통산 8번째 20홈런 고지다.
심정수는 6월20일까지만 해도 홈런 11개에 그쳤다. 그런데 검정색 새 안경을 맞추고 그 말마따나 “새롭게 눈을 떴다”. 야구선수에게 눈은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심정수는 눈 때문에 무던히도 고생이 많았다. 3년 전 라식수술까지 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그런데 눈에 딱 맞는 안경을 쓰고 25경기에서 9개의 홈런포를 터뜨렸다. 심정수는 “컨디션이 좋다. 타율(0.241)만 더 높이면 잘 될 것 같다”고 했다.
이대호는 꾸준한 게 강점이다. 4월 6개, 5월 4개, 6월 7개, 7월 4개로 기복이 거의 없다. 홈런 순위도 3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다. 게다가 지난해 타격 4관왕답게 방망이도 고르다. 타율(0.347) 장타율(0.646) 출루율(0.467) 등 세 부문에서 1위에 올라 있고, 타점(60·5위)과 안타(93·5위)도 상위권이다.
브룸바는 4~5월 8개에 그쳤지만 6~7월에 14개를 몰아치며 단숨에 홈런 1위로 뛰어올랐다. 그야말로 ‘여름사나이’다. 반면, ‘한화 트리오’ 크루즈-김태균-이범호는 후반기 들어 홈런포가 주춤거리고 있다.
거포들의 뜨거운 경합 속에 올 시즌 홈런왕은 2004년(34개·박경완) 2005년(35개·래리 서튼) 수준인 33~35개 선에서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프로야구 홈런순위(26일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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