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27일 전적
에스케이(SK) 김성근 감독의 지도자론은 일단 ‘평등의 야구’다. 이름값과 관계없이 모든 선수가 공평한 기회를 갖는다. 때문에 팀내에서는 시즌 내내 팽팽한 긴장 관계가 형성된다. 경쟁 관계에 있는 상대를 넘어서지 못하면 출전은 보장받지 못한다. 에스케이 선수들이 한 타석 한 타석에 집중하는 이유다.
‘평등의 야구’가 에스케이를 8개 구단 중 가장 먼저 50승으로 이끌었다. 에스케이는 2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위 한화와 경기에서 최근 4연승을 달리던 한화 에이스 류현진을 무너뜨리면서 9-6으로 승리했다. 승리의 1등 공신은 전날(26일) 14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 대기록을 세운 박경완. 박경완은 3회 투런포에 이어 8회에도 3점포를 작렬시키면서 팀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박경완이 1경기 5타점을 올린 것은 2004년 7월7일 대전 한화전 이후 처음이다.
최근 4년 동안 50승 고지에 선착한 팀들 중 세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봤다. 75%의 확률. 지난해에도 삼성이 첫 50승 고지를 밟은 뒤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후 이런 통계를 전해 들은 김성근 감독은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아직 25승이나 남았다. 갈 길이 멀다”며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김 감독이 시즌 우승을 위해 잡은 목표는 75승이다.
사직 두산-롯데전에서는 에이스 손민한이 모처럼 힘을 낸 롯데가 3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롯데는 9회초 4-3까지 쫓겼으나 마무리 호세 카브레라가 두산 마지막 타자 최준석을 땅볼 처리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손민한은 8이닝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최근 3연패를 끊고 시즌 9승(8패)을 챙겼다. 손민한은 “최근에 피홈런이 많아서 볼에 대한 믿음과 나에 대한 믿음이 깨지고 힘들었다”면서 “불리한 카운트에서 피홈런이 많았던 점을 감안해 오늘은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이고 낮게 제구한 게 먹혔다”고 말했다.
현대 김수경은 잠실 엘지(LG)전서 통산 100승 및 전구단 상대승에 도전했지만, 9회말 구원투수 조용훈이 동점을 허용하면서 대기록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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