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룸바
일 진출 실패후 불러주고 부상 힘들때 믿어줘
“기회준 현대 구단 있었기에 오늘의 나 있어”
“기회준 현대 구단 있었기에 오늘의 나 있어”
한국 프로야구에 외국인 선수가 발을 디딘 지 올해로 10년째. 수많은 선수들이 한국땅을 밟았지만 자신의 이름 석 자 남긴 이는 많지 않다. 타이론 우즈(전 두산 베어스) 펠릭스 호세(전 롯데) 다니엘 리오스(두산) 정도가 쉽게 떠오르는 이름들이다.
클리프 브룸바(33·현대 유니콘스·사진)는 올 해로 한국에서 세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브룸바는 호세와 리오스가 하지 못한 우승 경험이 있다. 2003년 시즌 도중 현대에 합류한 브룸바는 70경기에 나가 14홈런 51타점 타율 0.303으로 강한 첫 인상을 남겼다. 1년 만에 한국야구에 적응한 브룸바는 다음 해 33홈런 105타점을 올리며 타격왕(0.343)에 올랐다. 투수왕국 현대는 브룸바의 호쾌한 방망이에 힘입어 2003년부터 2시즌 연속 한국시리즈를 휩쓸었다.
2년 만에 돌아온 브룸바는 31일 현재 홈런(23개)-타점(69점) 부문 단독 1위, 타율 0.324를 기록하고 있다. 4번 타자이면서 득점(공동 1위·58점)도 눈부시다. 브룸바는 31일 수원 롯데전에서 23호 홈런을 터뜨리며 팀 3연패를 끊은 뒤 “상대 투수들이 정면 승부를 안 한다. 이에 말리지 않고 진루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는 2005~2006년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에서 ‘초라한’(171경기 24홈런 타율 0.255) 두 시즌을 보낸 브룸바를 데리고 왔다. 구단 홍보팀 김기영 대리는 “두 시즌 동안 지켜본 브룸바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고 말한다. 브룸바도 시즌 초반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부진했던 자신을 끝까지 믿어준 팀에게 15홈런 42타점으로 보답했다. 브룸바는 말한다. “현대가 어렵다고 하지만 현대는 내가 아시아로 올 수 있게 기회를 준 팀이다. 난 이 팀에서 뛸 수밖에 없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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