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우
방황 끝에 미아로
김진우(24)는 승리할 때마다 마운드 위에서 하늘 위로 검지 손가락을 추켜올렸다. 2001년 말 기아(KIA)에 입단하자마자 자신의 계약금(7억원)으로 짓던 새 집에서 실족사 한 어머니를 위한 세리머니였다.
이제 애절한 사모곡이 담긴 김진우의 손가락 세리머니를 그라운드에서 볼 수 없을 지도 모르겠다. 소속팀 기아가 7월31일 김진우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임의탈퇴 선수 공시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기아쪽은 “김진우의 빈번한 무단 이탈이 단체종목인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팀워크를 해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야구위원회가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하면 김진우는 1년 간 소속팀은 물론 다른 팀에서도 선수생활을 할 수 없고, 이 기간이 지나야만 기아로 복귀할 수 있다.
데뷔 전부터 ‘제2의 선동열’로 기대를 모았던 김진우는 데뷔 첫 해 12승(11패)을 올리면서 신인왕을 거머쥐었고, 지난해까지 46승32패 2세이브 평균자책 3.53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1승2패 평균자책 8.35에 그쳤고, 결국 2군으로 내려간 뒤 지난 7월11일부터 팀 훈련에 불참한 뒤 잠적해 아직까지 구단과 전혀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현재 각종 프로야구 팬사이트에는 젊은 선수의 방황을 안타까워하면서 “김진우 선수의 힘찬 투구 모습을 보고 싶다”는 팬들의 기원이 이어지고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