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용
규정타석 채운 이숭용 단박에 2위 껑충
3할4푼5리 ‘1위 질주’ 이대호 바짝 추격
3할4푼5리 ‘1위 질주’ 이대호 바짝 추격
나이는 11살차 타율은 2리차
‘이의 전쟁’이 시작됐다. 지난해 트리플 크라운에 빛나는 이대호(25·롯데)와 30대 중반에 데뷔 첫 타이틀을 노리는 이숭용(36·현대)이 타격왕 자리를 놓고 진검승부를 벌이는 것. 지금껏 이대호가 타격 1위(0.345) 자리를 지켜왔으나, 이숭용이 2일 롯데전서 규정타석을 채우며 단박에 타격 2위(0.343)로 올라서 이들의 경쟁은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이숭용은 지난 6월 종아리 근육통으로 한달여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공백기를 가졌다. 하지만 늘 장외 타격왕으로 이대호를 압박해 왔다. 1994년 현대 전신인 태평양에서 프로데뷔한 이숭용은 데뷔 14년 동안 단 한번도 개인 타이틀을 거머쥔 적이 없다. 시즌 최고타율도 0.311로 3할 타율을 넘긴 게 딱 두차례(1997년·2001년) 뿐. 이숭용은 올 시즌 타격 페이스가 좋은 이유에 대해 “요령이 생겼고 노림수가 잘 맞는 편”이라며 타격왕에 대해서는 “8월초까지 페이스가 좋으면 욕심을 내보겠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 시즌 데뷔 이후 처음으로 4개 부문 공격 타이틀(타격 홈런 타점 장타율)을 휩쓴 이대호는 기복없이 꾸준한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다. 시즌 중반 어깨부상 등으로 몇 경기 뛰지 못할 때도 있었지만, 지난 해부터 물오른 타격감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대호는 “팀성적이 안 좋으면 개인 타이틀은 의미가 없다. 팀의 4강을 위해 뛸 뿐”이라면서 개인 타이틀에는 무심한 듯하다. 이숭용과 이대호는 공교롭게도 수비 포지션이 똑같이 1루수다. 연말 열리는 골든 글러브에서도 대결이 불가피하다. 결국 타격왕에 누가 오르느냐에 따라 연말의 희비도 갈릴 전망이다.
이대호 이숭용의 뒤를 위협하는 이들은 제이콥 크루즈(한화·0.336) 이현곤(KIA·0.332) 등. 하지만 크루즈는 최근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타격감이 정상이 아니라서 최다안타 1위를 달리고 있는 이현곤 정도가 경쟁자로 꼽히고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이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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