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개인통산 최다 홈런 기록과 31년 만에 타이를 이룬 '홈런왕' 배리 본즈(4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22년간 연평균 34개씩 대포를 꼬박 꼬박 쏘아 올리며 하늘에 이를 만한 21세기 신(新) 바벨탑을 쌓았다.
500홈런-500도루 클럽을 창시해 메이저리그에서 호타준족의 대명사로 통하는 본즈는 사상 최초로 정규 시즌 최우수선수(MVP)를 7번이나 석권하는 등 1986년 프로 데뷔 후 22년 내내 최정상급 타자로 군림해왔다.
최다 MVP 수상자 2위 그룹이 3회에 그친 점을 볼 때 본즈의 위대함은 더욱 빛난다.
그 중 홈런은 본즈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상징어로 자리 잡았고 본즈는 장소와 시간을 구분하지 않고 꾸준히 아치를 그리며 각종 홈런 진기록을 써내려갔다.
애초 행크 아론의 기록을 깰 선수로는 본즈보다 데뷔가 3년 늦었던 켄 그리피 주니어(신시내티 레즈)가 손꼽혔으나 그가 30대 초반 각종 부상으로 신음한 반면 본즈는 나이가 들수록 더 몰아치는 기현상을 연출하며 해마다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2001년 홈런을 무려 73개나 쏘아 올려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운 본즈는 1992년부터 2004년까지는 메이저리그 최초로 13년 연속 30홈런 이상을 때려내며 가공할 파괴력을 자랑했다. 한 경기에 홈런 2개 이상을 때린 경기도 71경기나 돼 역사상 최고 타자라는 베이브 루스(72경기)를 바짝 쫓고 있다.
본즈는 2005년 왼쪽 무릎을 세 번이나 수술한 끝에 시즌 막판 14경기에서 홈런 5개를 때리는 데 그쳐 대기록 수립은 물 건너 가는 것으로 보였으나 예상을 깨고 지난해 26개를 터뜨리며 부활에 성공, 마침내 역사의 새 주인공이 됐다.
23년 선수 생활 중 홈런왕을 차지한 게 4번 밖에 없었지만 755개나 때린 아론처럼 본즈도 홈런왕 타이틀은 2번 밖에 쥐지 못했으나 기복 없는 페이스를 유지하며 홈런 탑을 차곡차곡 쌓아 올렸다. 두 선수 모두 40홈런 이상을 때린 시즌이 8번이나 되는 공통점이 있다.
본즈의 최대 강점은 최고의 선구안과 빠른 배트 스피드에 있다. 그는 13시즌이나 볼넷 100개 이상을 얻어 루스와 이 부문 공동 1위를 기록 중이다. 통산 볼넷에서는 2천539개로 이미 1위로 치고 나갔다.
나쁜 볼은 귀신같이 고르고 좋은 볼은 펜스 바깥으로 넘기는 본즈 앞에 투수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일쑤였다.
철저히 잡아 당기는 본즈를 막기 위해 상대팀은 이른바 '본즈 시프트'(3루수, 유격수, 2루수를 그라운드 오른쪽으로 이동시켜 막는 수비 전술)를 펼치지만 그는 땅볼로 굴리는 대신 하늘 높이 타구를 보내는 방법으로 상대 벤치의 전략을 우습게 피해갔다.
그는 쳤다 하면 장타를 터뜨려 통산 장타율에서도 0.607로 부문 6위에 올라 있고 2001년 세운 0.863은 한 시즌 최고 장타율로 남아 있다.
본즈의 다음 이정표는 통산 2천 타점과 3천 안타 돌파가 될 전망이다. 이날까지 1천980타점으로 역대 5위에 올라 있는 그는 318개만 보태면 이 부문 1위 아론(2천297개)을 넘어 서게 된다.
또 이날까지 2천912안타를 때려 3천 안타 고지에도 정확히 88개를 남겨둔 상황. 내년께 역사상 28번째 3천 안타 달성자로 또 한번 야구사에 큰 족적을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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