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 본즈가 통산 755호 홈런을 친 뒤 아내 리즈 본즈에게 달려가 그물을 사이에 두고 입을 맞추고 있다.
샌디에이고/AFP 연합
약물복용 ‘의혹’ 속 755호 때려…에런과 어깨 나란히
5일(한국시각)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 모인 4만2497명의 팬들은 배리 본즈(4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눈앞에 보일 때마다 야유를 해댔다. 방문경기 때면 늘 따라다니는 풍경이 그대로 재현된 것. 하지만 2회 볼카운트 1-2에서 본즈가 휘두른 타구가 직선으로 날아가 왼쪽 담장을 넘어가자, 팬들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환호했다. 그 순간, 본즈는 약물복용 혐의자가 아닌 역사를 새로 쓰는 영웅이 됐다.
공교롭게도 본즈에게 755호 홈런을 내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선발 클레이 헨슬리는 2년 전 마이너리그에서 스테로이드 양성 반응으로 15경기 출장정지를 받은 전력이 있는 투수였다.
본즈가 드디어 행크 에런이 보유한 메이저리그 최다홈런(755개)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1986년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2시즌 2956경기 만에 이룬 대기록. 메이저리그 통산 최다홈런은 1974년 8월9일 에런이 베이브 루스의 홈런기록(714개)을 넘어선 뒤 30년 넘게 에런의 전유물로 남아 있었다.
본즈는 지난해까지 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일곱 차례 뽑혔고 2001년에는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 73개의 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약물복용 의혹과 무릎 수술 여파로 2005년에는 5개 홈런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 26개에 이어 올 시즌 현재 21개로 재기에 성공했다. 본즈는 이미 통산 볼넷 신기록(2539개·경기당 평균 0.86개)을 연일 써내려가고 있으며, 최다득점도 이날 현재 2209개를 기록해 리키 헨더슨의 2295개 경신를 가시권에 두고 있다.
본즈는 6일 샌디에이고와 방문경기를 치른 뒤, 7일부터 1주일 동안 안방구장인 에이티앤티(AT&T) 파크에서 통산 최다홈런에 도전한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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