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그는 새 역사를 썼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배리 본즈가 8일(한국시각) 안방인 AT&T파크에서 개인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인 756호 홈런을 터뜨린 뒤 2루를 향하고 있다. 홈플레이트에서 구단 배트보이인 아들 니콜라이 본즈(16)가 V자를 그리며 환호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AP 연합
대기록 쏘던날도 한쪽선 ‘약물의혹’ 야유
‘역사적 홈런볼’은 뉴욕 메츠 청년팬 손에
‘역사적 홈런볼’은 뉴욕 메츠 청년팬 손에
스테로이드 복용설로 얼룩진 영예는 정녕 회복할 수 없는 것일까. 배리 본즈(4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드디어 통산 홈런수에서 행크 에런을 넘어섰다.
본즈는 8일(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 안방경기에서 4-4로 맞선 5회말 워싱턴 선발 투수 마이크 배식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7구째 84마일(135㎞)짜리 공을 두들겨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통산 756호. 대기록 달성을 축하하는 화려한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자 안방팬들은 기립박수로 환호했고, 타구가 떨어진 곳에는 수많은 팬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치열한 공줍기 공방전을 벌였다. 결국 역사적인 공은 뉴욕 메츠 유니폼을 입은 매트 머피라는 청년의 차지가 됐다.
에런은 AT&T 파크 전광판을 통해 “나는 통산홈런기록을 33년이나 갖고 있는 특권을 누려왔다. 역사적인 업적을 축하한다”고 메시지를 전했고, 본즈는 “가족과 동료들, 그리고 돌아가신 아버지께 감사드린다”며 울먹였다. 그의 대부인 옛 홈런왕 윌리 메이스는 그와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했다.
같은 시각 경기가 펼쳐지고 있던 덴버 쿠어스필드 등 3개 구장에도 본즈의 홈런소식이 곧바로 전해졌다. 일부 선수들은 축하 제스처를 보내기도 했지만, 관람석 팬 대부분은 엄청난 야유를 퍼부었다. 다수팬들의 이런 반응은 미국 스포츠 웹사이트 스포츠 전문가 7명의 평가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누가 (스테로이드로 만들어진) 새로운 홈런킹에 신경을 쓰겠는가. 대부분은 상관없어 한다”는 제리 크라스낙의 신랄한 평처럼, 그들 대부분은 “메이저리그 책자에는 그의 통산홈런이 최다홈런으로 남겠지만, 그를 절대 존경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기록을 세운 순간에도 본즈는 그를 따라다니는 약물복용설 때문에 반쪽짜리 홈런왕일 수밖에 없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숫자로 본 본즈 통산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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