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SK·20)
‘득점권 타율 1위’
주자만 있으면…
주자만 있으면…
클러치 히터. ‘야구에서 기회가 생겼을 때 안타를 치는 타자’를 칭한다. 그렇다면 국내 프로야구 최고의 클러치 히터는 누구일까. 올 시즌만 놓고 보면 앳된 소년에서 건장한 청년으로 성장 중인 에스케이(SK) 최정(20)이다.
최정의 올 시즌 득점권 타율은 0.437(87타수 38안타)로 두산 김동주(0.418)를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최정의 시즌 타율이 0.280(타격 20위)이니, 득점기회에서 타격의 집중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준다. 이를 방증하듯, 주자가 없을 때 최정의 타율은 0.211인데, 주자가 있을 때는 0.379까지 치솟는다. 7~8번 타순을 맡고도 팀내 최다 타점(59개)을 기록중인 이유다. “에스케이에는 4번타자가 두 명 있다”는 말도 최정 덕분에 생겼다.
최정은 “수비가 안정되니까 타석에서도 편하게 방망이를 휘둘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그는 제주 가을캠프에서 혹독한 수비연습를 받다가 기절을 할 정도로 고된 3루 훈련을 소화해냈다. 그 노력 덕에 지금은 ‘전원 야구’의 틈바구니 속에서 꿋꿋하게 고정적으로 에스케이 붙박이 3루수로 선발출전하고 있다.
최정은 타석에서 삼진을 당하면 덕아웃에 조용히 들어와 몰래 화장실에 간 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분을 삭인다. 그러곤 무슨 일 있었냐는 듯 조용히 덕아웃으로 다시 나온다. 고졸 3년차 어린 선수지만 승부근성만은 베테랑 못지 않다. 최근에는 체력이 떨어질 것을 대비해 경기가 끝난 뒤에도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체력을 보충하고 있다.
수원 유신고 시절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하고, 지난해에는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 등에 이어 역대 4번째로 10대 때 두자릿수 홈런을 때려냈던 최정. 그가 비룡의 든든한 해결사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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