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킬러’ 두산 선발 다니엘 리오스가 21일 열린 SK와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1위팀’ 무색 두산에 6연패
21일 잠실 두산과 경기 전, 에스케이(SK) 김성근 감독은 이날 선발 라인업을 짤 때의 고충을 털어놨다. “라인업을 썼다가 찢었다가 30~40번은 했을 것이다. 도무지 선발 라인업을 채울 선수가 없었다.”
1위를 달리는 팀에 선수가 없다? 하지만 이날 에스케이 선수들이 상대할 두산 선발투수가 다니엘 리오스인 것을 고려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날 경기 전까지 리오스의 에스케이 상대 피안타율이 0.142(113타수 16안타). 4경기 동안 리오스를 상대로 안타를 많이 터뜨린 선수가 박재상(9타수 3안타)이다. 득점권타율이 가장 좋은 최정은 10타수 무안타, 팀내 4번타자 이호준이 8타수 1안타. 그만큼 에스케이 선수들은 리오스만 만나면 ‘고양이 앞에 쥐’ 꼴이었다. 오죽하면 리오스를 상대로 최근 29이닝 동안 단 1점도 뽑아내지 못했을까.
김 감독의 고민의 무게만큼이나 리오스는 정말 넘어서기 힘든 천적이었다. 리오스는 이날 5회 자신의 실책 때문에 에스케이 상대 무실점 기록이 33이닝에서 멈췄지만, 6이닝 8안타 2볼넷 1실점(비자책)으로 시즌 16승(5패) 고지를 밟았다. 두산 타자들은 1회 1사 만루, 3회 1사 3루 등 득점 상황에서 차곡차곡 점수를 뽑아내며 리오스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두산은 에스케이전 6연승을 내달리며 승차를 4.5경기차로 줄였다.
대구 삼성-롯데전에서는 선발타자 전원 안타 및 득점을 기록한 삼성이 롯데를 10-0으로 가볍게 제압했다. 선발 임창용은 불붙은 방망이의 도움으로 최근 3연패에서 벗어났다. 7회까지 1-4로 끌려가던 기아(KIA)는 8회말 한화 마무리 구대성을 두들기면서 동점에 성공하고, 2사 3루에서 이종범의 중전 적시타가 터지면서 경기를 뒤집었다. 17살 이하 월드컵 축구 때문에 이날 오후 2시 땡볕에서 경기가 진행된 현대-엘지(LG)전은 8-8 동점이던 9회말 무사 만루에서 황재균 대타로 나선 강병식이 가볍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리면서 현대의 짜릿한 승리로 끝났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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