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리티스타트 14회…평균자책·탈삼진 상위권
패전은 2배 넘는 15회…타자들 ‘미안하다’
패전은 2배 넘는 15회…타자들 ‘미안하다’
“타자들이 원망스럽다가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에 마음이 싹 풀려요.”
기아(KIA) 윤석민(21·사진)은 불운아다. 올 시즌 23차례 선발등판해 14번이나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고도 반타작에 불과한 7승에 그치고 있다.
28일 현재 평균자책 7위(3.20)와 탈삼진 8위(96개)로 두 부문 모두 10걸 안에 이름을 올렸다. 팀의 실질적인 에이스이면서도 패전은 8개 구단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15번이나 기록했다. 특히 4월17일 에스케이(SK) 전에서는 7이닝 동안 단 1안타만 허용하고도 수비실책으로 1점을 내줘 어이없게도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 달에는 3경기 연속 5점 이상 내주며 힘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난해 마무리를 맡았을 때는 몰랐는데 후반기 초반까지 페이스가 좋다가 8월 들어 체력이 뚝 떨어졌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의 팬카페 회원들은 지난 26일 대구 삼성전을 앞둔 기아 선수단에게 찹쌀떡을 선물로 보냈다. “찹쌀떡처럼 타자들 방망이에 공이 찰싹찰싹 달라붙어 많은 안타를 뽑아 윤석민을 도와달라”는 뜻이었다. 윤석민은 이날 경기가 비로 노게임이 선언돼 힘을 비축할 수 있었다.
그리고 28일 광주 두산전에서 마침내 ‘부활투’를 선보였다. 선발로 등판해 8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솎아내며 5안타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꽁꽁 막았다. 직구 최고구속은 시속 147㎞에 이르렀고, 직구와 커브·슬라이더를 적절히 섞어던져 시즌 7승을 일궈냈다. 윤석민은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아 초반에는 맞춰잡겠다는 생각으로 던졌다. 5회를 넘기면서 자신감이 붙어 전력투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석민은 지난해 5승6패19세이브 평균자책 2.28로 팀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뒷문을 잘 막아냈다는 뜻으로 ‘광주댐’이라는 영광스런 별명도 얻었다. 그는 “거창한 목표는 없다. 다음 경기 1승, 1승이 목표”라며 밝게 웃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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