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남은 PO 직행티켓 누가…
사례 1. 1986년 9월17일 OB-롯데전. OB(두산의 전신)는 롯데에 무승부 이상을 기록해야만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롯데 선발이 3년 연속 20승을 노리는 최동원이었다. 그런데, 이변이 일어났다. 8회까지 1-3으로 끌려가던 OB는 9회말 김형석이 최동원을 상대로 우월 투런포를 터뜨려 동점을 만들고, 신경식이 좌중월 3루타를 때려낸 뒤 상대수비 실책으로 홈을 파고들어 대역전승을 거뒀다.
사례 2. 1998년 10월3~4일 해태-OB전. 해태(KIA의 전신)의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단 1승만 필요했다. 반면 OB는 두 경기 싹쓸이가 필요했다. 3일 2-3으로 패한 해태는 시즌 12승의 이대진을 선발로 내세웠지만, 이대진은 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4실점하면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5-11패. 해태는 반타작에 실패하면서 1984년 이후 14년 만에 4강에서 탈락했다.
모두 한가위 연휴 때 벌어진 영화보다 더 짜릿한 이변들이다. 유난히 긴 올해 한가위 연휴 때는 어떨까. 4강 진출팀이 사실상 가려진 가운데 관심은 오로지 플레이오프 직행티켓이다. 5일 연휴기간 동안 삼성과 한화는 각각 4경기, 두산은 3경기를 치른다. 결과에 따라서 순위가 굳어질 수도, 요동칠 수도 있다.
전신인 OB 때부터 한가위 기적을 연출해냈던 두산이 확실하게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지을까. 아니면 두 시즌 연속 우승했던 삼성이 반격의 디딤돌을 놓을까. 한가위날 둥근 보름달을 보며 웃을 팀은 과연 누구일까.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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