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홈런포함 불꽃타
야구공이 보름달만큼 커보였던 것일까?
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방망이가 한가위 연휴 마지막날 또 폭발했다. 이승엽은 26일 안방 도쿄돔에서 열린 주니치 드래건스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5회말 4-4 동점을 만드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29호. 24일 같은 팀을 상대로 터뜨린 2점포에 이어 이틀만에 다시 터진 홈런이다.
이승엽은 한가위 연휴에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24일 홈런과 3루타를 포함해 4타수 3안타로 2루타만 있었더라면 사이클링 히트 대기록을 세울 뻔했다. 연휴 첫날인 23일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와 경기에서는 요미우리 이적 후 첫 3루타, 그것도 0-2로 뒤진 8회말 극적인 3타점 싹쓸이 3루타로 팀의 3-2 역전승을 이끌었다. 23일부터 연휴 나흘간 15타수 6안타 6타점을 올렸다. 6안타 중 홈런과 3루타가 각각 2개씩 포함돼 있어 순도는 더욱 높다.
사실 이승엽은 최근 타격 부진으로 4번타자 자리를 심각하게 위협받았다. 21일부터 사흘간 11타석 연속 무안타 부진에 빠졌고, 6연타석 삼진도 당했다. 특히 22일 요코하마전에서는 4타석을 모조리 삼진으로 물러난 뒤 8회 수비부터 오미치 노리요시와 교체되는 수모를 당했다. 이승엽이 4연타석 삼진을 당한 것은 삼성 소속이던 2000년 4월16일 대구 해태전과 지바 롯데 소속이던 2005년 소프트뱅크와 퍼시픽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 등 딱 두차례에 불과했다.
이승엽의 방망이는 팀의 선두다툼 고빗길에서 살아났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이승엽이 남은 2경기에서 시즌 30홈런과 팀의 센트럴리그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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