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우승을 차지한 요미우리 자이언츠 선수들이 하라 다쓰노리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도쿄/교도 연합
3년 연속 30홈런…‘거인’ 리그 우승 헹가래
“승부를 결정짓는 홈런을 치고 싶다.” 경기 전 희망대로였다. 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시즌 30호 홈런을 쏘아올리며 팀의 센트럴리그 우승을 이끄는 일등공신이 됐다. 요미우리는 9회 말 극적인 역전으로 야쿠르트를 5-4로 꺾고 남은 1경기에 관계없이 5년 만의 리그 정상에 올랐다. 이승엽은 9회말 동점 득점까지 올렸다.
이승엽은 2일 도쿄돔에서 열린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경기에서 4회말 3-3 동점을 만드는 투런 아치를 그리며 3년 연속 30홈런이라는 금자탑을 쌓아올렸다. 특히 정규리그 2경기를 남겨두고 터뜨린 홈런이라 더욱 극적이었다. 이승엽은 일본 진출 첫해인 2004년 14홈런에 그쳤으나 2005년 30홈런을 날렸고, 지난해 요미우리로 이적해 41홈런을 터뜨렸다. 일본 진출 통산 홈런은 115개.
장쾌한 홈런이었다. 이날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장한 이승엽은 1-3으로 뒤진 4회 1사 2루에서 상대 좌완선발 이시카와 마사노리와 다시 맞섰다. 이어 이시카와의 2구째 가운데 낮게 들어오는 136㎞짜리 역회전공을 잡아당겨 오른쪽 외야 관중석 상단 광고판을 통타하는 초대형 홈런을 터뜨렸다. 26일 주니치 드래건스전 동점 솔로홈런에 이어 2경기 연속 홈런을 날렸고, 5경기 연속 안타 행진도 이어갔다. 또 2타점과 2득점을 보태 시즌 73타점 84득점을 기록했다.
이승엽은 2회 첫 타석에서 투수 땅볼로 물러났고, 6회 세 번째 타석에선 잘 맞은 타구가 중견수 정면으로 날아가며 잡혔지만, 3-4로 뒤진 9회 1사 후 볼넷을 골라 나가며 팀의 역전승에 밑돌을 놓았다. 경기 전 “안타건 볼넷이건 팀 승리에 기여하고 싶다”던 말 그대로였다.
요미우리는 이어 아베 신노스케의 볼넷, 야노 겐지의 내야안타로 2사 만루를 만들었고, 시미즈 다카유키의 중전 안타성 타구를 잡은 상대 유격수가 1루에 악송구한 사이 이승엽을 포함한 2명의 주자가 홈을 밟아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시즌 전 “우승하고 하라 감독을 헹가래 치고 싶다”던 이승엽이 약속을 지킨 셈이 됐다.
이승엽은 또 다카하시 요시노부(35호), 아베 신노스케(33호), 오가사와라 미치히로(31호)에 이어 팀내 4번째로 30홈런을 돌파하며, 일본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같은 팀 좌타자 4명 홈런 30개’라는 진기록을 팀에 선물했다.
요미우리는 2위 주니치와 3위 한신 타이거스의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승자와 18일부터 5전3선승제로 리그 챔피언 결정전을 치른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이승엽이 2일 야쿠르트 스왈로스와의 경기 4회말 1사 2루에서 상대 좌완선발 이시카와 마사노리로부터 동점 2점홈런을 치고 있다. 도쿄/교도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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