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 승리팀 100% PO진출 ‘신화’ 이어갈까
한화 정민철(34)은 올 시즌 삼성을 상대로 세 경기에 선발등판해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평균자책 0.93(2승)의 철벽투를 자랑했다. 삼성 선동열 감독이나 이종두 타격코치가 “우리 타자들이 정민철 공은 정말 못 친다”고 푸념할 정도. 이 때문에 10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 한화 선발 정민철은 한화의 플레이오프행을 결정지을 수 있는 필승카드였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복병이 있었다. 정민철은 1회말 박한이를 투수땅볼로 처리한 뒤, 후속타자 김재걸을 상대하다가 허리를 삐끗하고 말았다. 이후 정민철은 허리근육통을 참아가며 3회까지 버텼으나 거기까지가 한계였다. 허리가 아픈데도 정민철은 안타(홈런)를 하나밖에 내주지 않았다. 정민철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한화는 부랴부랴 불펜 투수들을 가동했다. 하지만, 삼성보다는 상대적으로 불펜이 약해 경기 중반 이후 밀릴 수밖에 없었다.
믿었던 선발의 조기 강판으로 2연승을 놓친 한화는 통계상 다소 불리하게 됐다. 지난해까지 16차례 열린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은 100%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3연전 이상을 치르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팀들(7차례) 중 한 팀(2006년 한화)밖에는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고, 그나마도 우승을 하지는 못했다.
한화 김인식 감독이나 삼성 선동열 감독이 입버릇처럼 “2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가야 희망이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 그만큼 정규시즌보다 정신·체력적으로 부담이 더 많은 포스트시즌은 한 경기를 덜 하는 게 무척 유리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한을 풀려는 한화로서는 두고 두고 아쉬운 대목이다. 대구/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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