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계속 흩뿌렸다. 내야가 젖어 흙을 다시 뿌리는 일이 반복됐다. 타석에 선 선수나, 마운드에 선 투수나 숨을 내쉴 때는 하얀 입김을 내뿜었다.
해발 1610m 고지에 위치한 쿠어스필드 구장은 섭씨 6도. 바람도 차가웠다. 마치 1995년 개장 후 처음 열린 챔피언십시리즈를 시기라도 하는 듯했다. 하지만 추운날씨도, 안방구장의 열악한 환경도, 로키산맥 사나이들(로키스)의 기세까지 꺾지는 못했다.
콜로라도 로키스가 기적의 행보를 이어갔다. 콜로라도는 15일(한국시각)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7전4선승제) 3차전에서 6회말 2사 1·2루서 나온 요르빗 토리알바의 3점 결승홈런을 앞세워 4-1 승리했다. 디비전시리즈(3전 전승)부터 포스트시즌 6연승을 이어간 콜로라도는 이로써 1993년 창단 뒤 첫 월드시리즈 진출에 단 1승만을 남겨뒀다. 콜로라도는 최근 21경기에서 20승1패의 놀라운 성적을 거두고 있다.
애리조나만 만나면 마운드에서 힘을 내는 조시 포그가 이날도 힘을 냈다. 데뷔 첫 포스트시즌 선발로 등판한 포그는 6회까지 매회 주자를 내보내기는 했지만, 위기를 잘 넘기면서 1실점(마크 레이놀즈 솔로홈런)으로 막았다. 6이닝 7안타 1볼넷 3삼진 1실점. 포스트시즌 첫 선발승을 올린 포그는 애리조나전 통산 상대전적을 7승1패로 늘렸다.
애리조나는 1회부터 3회까지 내리 병살타(3개)를 때려내면서 자멸해 챔피언십시리즈 싹쓸이패 위기에 몰렸다. 4차전은 16일 오전 11시(한국시각)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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