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은 2년 만에 되풀이됐다. 같은 팀, 같은 감독과 대결에서 한화는 3전 전패로 한국시리즈행이 좌절됐다.
2005년 플레이오프에서도 한화는 준플레이오프를 치른 값을 톡톡히 치러야 했다. 에스케이(SK)와 5차전까지 가는 치열한 공방전 끝에 극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분위기는 여느 때보다 좋았지만 정신적·육체적으로는 이미 한계점에 다달아 있었다. 야수는 물론이고, 5차전을 치른 탓에 문동환 최영필 등 마운드 핵심투수들의 체력도 바닥나 있었다. 특히 에이스 문동환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 4차전에 이어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선발등판해야 했다. 9일 사이에 세 차례나 선발등판했으니 어깨상태가 괜찮을 리 없다. 결국 한화 김인식 감독은 2003년 말 두산을 떠난 뒤 처음으로 친정팀과 맞붙었지만,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케이오(K0)패를 당했다.
올해 플레이오프에서도 한화는 삼성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에이스 류현진을 불펜으로 활용하고, 2선발 정민철마저 허리부상을 당해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정상적인 투수로테이션을 가동하지 못했다. 객관적 전력상으로도 열세인데다 마운드마저 거의 붕괴 직전에 있었으니 한화로서는 딱히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다. 그 결과가 2년 전과 같은 3전 전패다.
흥미롭게도 두산은 2005년 플레이오프에서도 한화를 상대로 리오스와 랜들, 김명제를 차례로 1~3차전 선발로 내세워 승리를 챙겼다. 당시와 비교해 두산 야수들의 평균연령만 훨씬 낮아졌을 뿐 여러모로 2005년의 판박이 플레이오프였다. 대전/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