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근 감독(65·SK)
김성근 감독 ‘우승 뒷얘기’
“김재현 전성기 스윙 보고 놀라…
시즌땐 그렇게 충고해도 안되더니” 김성근(65) SK 감독은 올 시즌 프로야구 정상에 오른 뒤 ‘야구의 신’으로 불리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 26년 사상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첫 두 경기를 내주고 내리 4연승을 따냈으니 극찬을 들을 법도 하다. 감격의 여운이 남은 31일, 김 감독이 한국시리즈 뒷얘기 등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전날 오랜만에 집안일을 도왔다는 그는 ‘가족의 힘’으로 SK 감독을 맡았다고 했다. 그는 1년 전 지바롯데 코치 시절 SK 감독 제의를 받고 “거절하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5년 전 꼴찌를 달리던 LG를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끌었지만 해임된 충격 탓이었다. 그는 “다시는 한국에 들어가기 싫었다”고 했다. 그는 “감독직 수락은 가족회의 끝에 내려졌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4가지를 당부했다. △플레이 하나에 집중하라 △다음 동작을 빨리하라 △야구장에서 고개숙이지 마라 △경기를 즐기라 등. 김 감독은 “선수들이 모두 한계를 뛰어넘는 활약을 펼쳤다”고 칭찬했다. 특히 김재현에 대해선 “시즌 중 그렇게 충고해도 안되더니 순식간에 전성기 스윙이 나왔다. 신기했다”며 웃었다. 한국시리즈에선 김광현이 잘 던진 4차전이 가장 인상깊었다고 했다. “단순히 우리가 이겼다는 게 아니라 한국야구를 이끌 대형선수가 탄생한 경기였다”는 것이다. 그는 50년 야구인생에서 두 경기를 잊지 못한다고 했다. 1977년 충암고 감독 시절 8회까지 노히트노런으로 잘 던지던 기세봉이 9회말 역전 3점 홈런을 맞았을 때와 2002년 LG 감독으로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삼성 이승엽과 마해영에게 연속 홈런을 맞고 패한 경기를 꼽았다. 김 감독은 “그때 많이 울었다”며 “이번에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에도 홈런 한방이면 동점이 되는 상황까지 몰려 울 틈이 없었다”고 농담을 건넸다. 또 한국시리즈 2차전에선 콧물을 닦느라 코에 손을 댔는데 이진영이 도루 사인인 줄알고 뛰다가 객사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재일동포 출신으로 낯선 한국땅에서 왼손투수로 활약했던 그는 “팔 부상 때문에 수저를 못들 정도로 아팠지만 하숙집에서 혼자 끙끙 앓았다”며 “그 고통을 겪으며 좋은 지도자가 돼야겠다고 결심했고, 야구감독을 천직으로 여기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신인급 선수들 활약이 컸지만 이들을 더욱 다듬어 SK를 명문 구단으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시즌땐 그렇게 충고해도 안되더니” 김성근(65) SK 감독은 올 시즌 프로야구 정상에 오른 뒤 ‘야구의 신’으로 불리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 26년 사상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첫 두 경기를 내주고 내리 4연승을 따냈으니 극찬을 들을 법도 하다. 감격의 여운이 남은 31일, 김 감독이 한국시리즈 뒷얘기 등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전날 오랜만에 집안일을 도왔다는 그는 ‘가족의 힘’으로 SK 감독을 맡았다고 했다. 그는 1년 전 지바롯데 코치 시절 SK 감독 제의를 받고 “거절하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5년 전 꼴찌를 달리던 LG를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끌었지만 해임된 충격 탓이었다. 그는 “다시는 한국에 들어가기 싫었다”고 했다. 그는 “감독직 수락은 가족회의 끝에 내려졌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4가지를 당부했다. △플레이 하나에 집중하라 △다음 동작을 빨리하라 △야구장에서 고개숙이지 마라 △경기를 즐기라 등. 김 감독은 “선수들이 모두 한계를 뛰어넘는 활약을 펼쳤다”고 칭찬했다. 특히 김재현에 대해선 “시즌 중 그렇게 충고해도 안되더니 순식간에 전성기 스윙이 나왔다. 신기했다”며 웃었다. 한국시리즈에선 김광현이 잘 던진 4차전이 가장 인상깊었다고 했다. “단순히 우리가 이겼다는 게 아니라 한국야구를 이끌 대형선수가 탄생한 경기였다”는 것이다. 그는 50년 야구인생에서 두 경기를 잊지 못한다고 했다. 1977년 충암고 감독 시절 8회까지 노히트노런으로 잘 던지던 기세봉이 9회말 역전 3점 홈런을 맞았을 때와 2002년 LG 감독으로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삼성 이승엽과 마해영에게 연속 홈런을 맞고 패한 경기를 꼽았다. 김 감독은 “그때 많이 울었다”며 “이번에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에도 홈런 한방이면 동점이 되는 상황까지 몰려 울 틈이 없었다”고 농담을 건넸다. 또 한국시리즈 2차전에선 콧물을 닦느라 코에 손을 댔는데 이진영이 도루 사인인 줄알고 뛰다가 객사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재일동포 출신으로 낯선 한국땅에서 왼손투수로 활약했던 그는 “팔 부상 때문에 수저를 못들 정도로 아팠지만 하숙집에서 혼자 끙끙 앓았다”며 “그 고통을 겪으며 좋은 지도자가 돼야겠다고 결심했고, 야구감독을 천직으로 여기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신인급 선수들 활약이 컸지만 이들을 더욱 다듬어 SK를 명문 구단으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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