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프로야구 최우수선수에 선정된 다니엘 리오스(두산)가 31일 시상식에서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연합뉴스
78% 득표율…프로야구 정규리그 ‘MVP’ 영예
일본행 질문엔 “지금 가고 싶은 곳은 고향해변”
일본행 질문엔 “지금 가고 싶은 곳은 고향해변”
1983년 장명부(삼미) 이후 24년 만의 선발 22승(5패). 평균 자책 2.07과 승률 0.815로 손에 쥔 개인 타이틀(다승 평균자책 승률)만 3개였다. 그만한 성적을 낸 타자가 없었기에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는 떼논 당상이었다. 초반 타격 2관왕(타율·최다안타) 기아 이현곤과 박빙의 표싸움을 벌였지만, 이변은 없었다.
두산 외국선수 다니엘 리오스(35)가 31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단 투표에서 총 유효표 91표 중에서 71표(득표율 78%)를 얻어 2007 프로야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영예를 안았다. 외국인선수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가 된 것은 1998년 타이론 우즈(당시 두산) 이후 9년 만이다. 투수부문 타이틀 3개 이상 획득한 선수로는 통산 7번째.
2002년 기아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를 처음 밟은 뒤 6시즌째 되는 해에 최고 에이스로 우뚝 선 리오스. 그는 “최우수선수 수상은 내게 두가지 의미가 있다”면서 “하나는 그동안 열심히 운동한 데 대한 보상이고, 다른 하나는 타자와 달리 투수는 팀동료들의 도움이 없이는 이길 수 없는데 동료들과 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관심이 집중된 일본행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일본 갈 생각보다 당장은 (마이애미) 해변에 가고 싶다”며 즉답을 피했다. 2천만원 상당의 순금 트로피를 부상으로 받은 리오스는 1일 미국 마이애미로 출국한다.
신인왕 또한 두산의 몫이었다. 두산 새내기 투수 임태훈(19)은 79표(유효표 91표·득표율 87%)의 압도적인 표몰이로 2007 최고 신인으로 우뚝 섰다. 두산이 신인왕을 배출한 것은 1999년 홍성흔 이후 8년 만이며, 한 팀이 최우수선수-신인왕을 동시에 배출한 것은 류현진(한화)이 신인왕과 최우수선수를 동시에 석권한 지난해와 1985년 해태(현 KIA) 김성한-이순철, 1993년 삼성 김성래-양준혁 이후 4번째다.
올 시즌 반달곰 핵심 불펜으로 활약했던 임태훈(7승3패 평균자책 2.40)은 “올 한해 내가 부족한 걸 알았고, 어떻게 해야되는지도 알았다. 내년에는 더 자신있고 과감하게 던지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트로피와 200만원을 상금으로 받았다.
한편 정규리그 최우수선수는 2004년부터, 신인왕은 2002년부터 투수가 연속 수상하면서, 투수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김양희 기자 홍석재 기자 whizzer4@hani.co.kr
신인왕 임태훈…시상식 ‘두산 잔치’
10월29일 끝난 한국시리즈 6차전서 패하면서 준우승에 그친 두산. 하지만 이틀 후인 31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정규리그 시상식에서는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최우수선수(MVP) 및 신인왕을 싹쓸이한 것은 물론이고, 부문별 수상에서도 김동주(최고출루율상)·고영민(최다득점상)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임태훈과 함께 신인왕 후보에 오른 김현수까지 자리를 함께 해 세과시를 했다. 선수들뿐 아니라 다른 구단과 달리 김진 사장, 김승영 단장을 비롯해 구단 프런트까지 총출동했고, 열혈팬 몇몇도 시상식장을 찾아 그야말로 반달곰 잔치마당을 만들었다.
특히 최우수선수에 뽑힌 다니엘 리오스(35)와 신인왕에 오른 임태훈(19)은 시상식 후 인터뷰에서 서로를 치켜세우면서 따뜻한 동료애를 과시했다. 리오스는 “임태훈은 장래가 촉망받는 선수”라며 “한국시리즈 6차전서 김재현(SK)에게 홈런을 맞은 뒤 흔들리지 않고 다음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한 게 이 선수의 모든 걸 말해주는 것”이라고 칭찬했다. 이에 임태훈은 “리오스 선배는 시합 전날에는 음식조절을 철저히 하고 자기 스케줄에 맞게 훈련하면서 전혀 게으른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많은 가르침을 준다”고 화답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2000년 이후 최우수선수 및 신인상 명단
신인왕 임태훈…시상식 ‘두산 잔치’
2007 프로야구 신인상을 받은 임태훈이 꽃다발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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