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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부모님께 ‘코나미컵 효도여행’ 선사한 SK 이호준

등록 2007-11-08 19:09

에스케이(SK) 4번타자 이호준(32)
에스케이(SK) 4번타자 이호준(32)
그 옛날 엄마가 500원 안줬으면 오늘날 도쿄돔 밟을수 없었겠죠
혹독한 야구부 생활에 포기선언…어머니의 격려로 야구인생 꽃펴
에스케이(SK) 4번타자 이호준(32)은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에 부모를 초대했다. 올해 환갑을 맞은 아버지는 선물이나 잔치 대신 코나미컵 관전을 원했고, 이호준은 내친 김에 근처 온천여행을 겸해 8박9일의 일정을 짰다. “두달 전 환갑잔치에 대해 여쭤봤더니 SK가 우승해 코나미컵에 갈 것 같으니 그때 같이 가자고 하시더라고요. 예상이 딱 맞은 거죠.” 경비가 만만치 않았지만, 자신의 야구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분들이기에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이호준이 야구를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남들보다 야구를 늦게 시작한 것은 외아들이어서 부모님 반대가 워낙 심했기 때문. 지금은 정년퇴직을 했지만, 경찰이던 아버지는 이호준이 몰래 야구하러 가는 것을 막기 위해 그의 한쪽 발과 의자 다리에 수갑을 채워놓고 외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호준의 야구의지가 워낙 강해 결국에는 야구를 허락했고, 야구부가 있는 학교로 전학까지 시켰다.

하지만 웬걸, 이호준은 3일 만에 야구를 그만두겠다고 선언했다. 야구부에서 횡행했던 매질과 기합에 질린 탓이었다. 어머니는 이런 이호준을 달래기 위해 손에 500원을 쥐어줬다. “한번 시작했으니 끝까지 해보라”는 권유와 함께. 어린 나이에 비해 제법 큰 돈인 500원에 혹해 그는 야구를 그만두지 않았고, 결국 프로에서 4번 타자도 꿰찰 수 있었다.

물론 중간에 위기도 있었다. SK로 트레이드되기 전, KIA 시절에는 사고도 치고 방황도 많이 했다. 이때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던 데는 아버지의 눈물이 있었다. “한없이 커 보이기만 했던 아버지가 어느 날인가 나 때문에 우는 모습을 봤어요. 아버지의 약한 모습을 보니 내가 이래서는 안되겠구나 싶더라고요.”

이호준은 두산과 한국시리즈에서 24타수 9안타(0.375)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 생애 처음 도쿄돔 잔디를 밟았다. 며칠 전에는 가뿐한 마음으로 자유계약선수(FA) 신청도 했다. 500원에서 시작된 야구인생이 몇백만 배의 보상으로 돌아올 날도 멀지 않았다.

도쿄/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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