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07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각 부문 수상자들이 시상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준혁, 최다수상 타이기록…최다득표 이종욱
이례적으로 3루수 부문 수상이 제일 늦었다. 가장 경합이 심했던 포지션이었기 때문. 시상식장 앞 화면으로 득표수가 올라갔다. 맨 꼭대기로 치솟은 이는 김동주(두산). 김동주는 171표, 이현곤(KIA)은 159표였다. 올 시즌 2관왕(타격·최다안타)에 오른 이현곤은 그렇게 생애 첫 황금장갑을 12표 차로 놓쳤다. 반면, 16일 결혼하는 새신랑 김동주는 최고의 결혼선물을 받았다.
선수별로 희비가 갈린 2007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11일 서울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3루수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부문은 포수. 우승 팀 안방마님 박경완(SK·191표)이 32표 차로 조인성(LG·159표)을 눌렀다. 우여곡절 끝에 7년 만에 골든글러브를 받은 박경완은 우승 소감 말미에 “인성아, 미안하다”고 했다.
삼성 베테랑 양준혁은 지명타자 부문에서 역대 최고령(38살6개월15일) 수상과 함께 역대 여덟 차례 수상으로 삼성 한대화 수석코치가 갖고 있는 골든글러브 최다 수상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양준혁은 올해 타율 0.337 22홈런 77타점의 성적을 올렸고, 프로야구 최초 통산 2000안타를 달성했다. 노총각인 양준혁은 시상식 내내 주위로부터 “내년에는 꼭 결혼하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최다 득표의 영광은 두산 외야수 이종욱(27)에게 돌아갔다. 이종욱은 유효표 397표 중 350표(득표율 88.2%)를 얻었다. 골든포토상까지 받은 이종욱은 “얼마 전(9일) 결혼했는데 신혼여행도 못 가고 집에서 청소 중인 아내에게 상을 바친다”고 했다. 이종욱과 고영민(2루수), 다니엘 리오스(투수·이상 두산), 이대형(외야수·LG)은 골든글러브 첫 수상의 감격을 누렸다. 상을 받기 위해 미국 마이애미에서 지난 9일 귀국한 리오스는 시즌 최우수선수에 이어 외국인투수 사상 처음으로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거머쥐며 최고선수로 우뚝 섰다.
팀별로는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두산이 4명 수상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3명)이 그 뒤를 이었다. 우승팀 에스케이(SK)는 박경완의 수상으로 체면치레를 했고, 롯데(이대호·1루수) 엘지도 수상자를 한 명씩 배출했다. 한화·현대·기아는 빈손으로 돌아갔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골든글러브 각 부문 수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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