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또다시 시끄럽다. 자유계약(FA) 선언을 한 4번타자 김동주(32)와 계약은 한없이 미뤄지고 있고, 팀 에이스 구실을 해온 외국인 투수 다니엘 리오스(35)는 일본 프로야구팀 야쿠르트 스왈로스, 오릭스 버펄로스로부터 끊임없는 구애를 받고 있다. 여기에 팀 캐치프레이즈인 ‘허슬 두’와 가장 잘 어울리는 프랜차이즈 스타 홍성흔(30)이 최근 “포수로 뛰고 싶다”며 스스로 트레이드를 요구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따지고 보면 두산은 2000년 이후 편안하게 스토브리그를 보낸 적이 거의 없다. 스프링캠프 도중이던 2001년 2월에는 ‘우동수(타이론 우즈-김동주-심정수) 트리오’ 중 한 명인 심정수를 현대로 트레이드해 팬들로부터 엄청난 원성을 샀고, 2001년과 2002년 시즌 뒤에는 우즈의 일본 진출설 때문에 꽤 골머리를 앓았다. 결국 우즈는 2002년 말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와 계약하고 두산을 떠났다.
2003년 말 스토브리그에서 톱타자 정수근(30)을 롯데에 뺏긴 두산은 2004년 플레이오프가 끝난 직후에는 김동주가 갑자기 은퇴선언을 하고 잠적하는 바람에 한바탕 홍역을 치러야 했다. 김동주는 한달 만에 은퇴를 번복했지만, 이후 두산은 몇 달 동안 타구단으로부터 김동주를 달라는 구애에 시달려야 했다. 지난해 스토브리그 때는 일본 진출 불발 뒤 다 잡았다고 믿었던 토종 에이스 박명환(30)이 갑자기 서울 라이벌 엘지(LG)와 계약하면서 씁쓸한 뒷맛을 다셨다. 당시 엘지는 이병규가 일본으로 진출하자, 차선책으로 박명환에게 40억원을 베팅했다. 이병규의 일본 진출 불똥이 엉뚱하게 두산으로 튄 셈이었다.
겨울이 되어도 편안히 겨울잠을 잘 수 없는 두산 반달곰. 올해 스토브리그는 과연 어떤 결말을 맺을까.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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