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정민태(38), 박종호(35).
정민태·박종호 등 은퇴·방출 잇따라
연습생 출신 신고선수엔 1군행 기회
연습생 출신 신고선수엔 1군행 기회
우여곡절 끝에 시즌 전 기아에 둥지를 틀었던 정민태(38)가 8일 은퇴를 선언했다. 현역 124승을 챙겼던 대투수는 그렇게 그라운드와 작별을 고했다. “젊은 선수들의 자리를 뺏고 싶지가 않기 때문”이라는게 은퇴의 변.
지난 3일에는 박진만(삼성)과 최고의 키스톤 콤비를 자랑했던 박종호(35)가 삼성으로부터 방출됐다. 박종호 또한 39경기 연속안타라는 역사적 기록을 작성한 바 있다. 현역생활에 미련이 많은 박종호는 다른 구단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지만, 웨이버공시기간 마지막날인 9일 오후 현재 그를 찾는 구단은 없다. 웨이버공시기간 동안 다른 구단의 영입신청이 없으면, 박종호는 자유계약으로 풀려 올시즌에 뛸 수 없다.
정민태 박종호에 앞서 지난 6월 신윤호(현 SK) 박석진 등이 엘지(LG)에서 방출통보를 받았고, 심재학 또한 기아(KIA)로부터 자유계약으로 풀린 뒤 은퇴를 공식화했다.
왜 시즌이 한창인 지금, 방출과 은퇴선언이 꼬리를 물고 있는 것일까. 프로야구 구단은 보유할 수 있는 선수 수가 총 63명으로 제한된다. 신고선수, 즉 연습생 선수들은 이들 중에 포함되지 않는다. 보유 선수 수에 여유가 없는 팀은 전력상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선수들을 시즌 중에 정리해야만 실력있는 연습생 선수들을 1군 경기에 출전시킬 수 있다. 한 선수의 은퇴 및 방출이 다른 선수에게는 기회로 다가오는 셈이다. 신고선수의 1군경기 출전이 가능해지는 6월부터 자유계약으로 풀리는 선수들이 많아지는 이유다.
정민태가 은퇴를 선언했던 8일, 비록 같은 팀소속은 아니었지만 에스케이 신고선수 권영진(24)이 프로 1군 데뷔 첫 타석에서 홈런을 때려냈다. 방출(혹은 은퇴)과 기회의 톱니바퀴는 맞물려 돌아간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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