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경기 퀄리티 스타트에도 8승만 기록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33·롯데)이 울분을 삼켰다. 또다시 활짝 열린 뒷문 때문이다.
손민한은 지난 26일 프로야구 한화와 사직경기에서 7이닝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1㎞에 머물렀지만, 예의 그렇듯 공의 제구가 날카로웠다. 시즌 9승을 챙길 때까지 남은 이닝은 2이닝. 결과론적으로, 그 ‘2이닝’마저 손민한은 스스로 책임졌어야 했다.
롯데는 이날 경기에서 8회말 박기혁의 적시타가 터지면서 3-1까지 달아났으나, 9회초 임시 마무리 허준혁이 김태균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뒤 폭투와 김태완의 적시타로 1점을 내줬다. 이어 마운드에 오른 임경완이 신경현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은 뒤, 계속된 위기에서 안타 2개와 희생뜬공으로 두점이나 더 내줬다. 손민한의 9승도 덩달아 날아갔다.
올 시즌 손민한은 1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는 등 19경기 선발에서 2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퀄리티 스타트를 했다. 하지만 그가 올린 승은 고작 8승(3패). 득점지원이 없던 탓도 있지만, 불펜에서 승을 날려버린 경우가 많았다. 승수쌓기가 더딘 손민한은 평균자책점 1위(2.40·26일 현재)에 만족하고 있다.
롯데는 26일 뿐만 아니라 18일 잠실 엘지(LG)전에서도 3-1로 앞서다가 8회 홈런 두방을 얻어맞고 3-4로 역전패한 전력이 있다. 시즌 중 마무리 보직을 맡은 최향남이 어깨통증으로 지난 18일 2군으로 내려간 뒤 뒷문불안은 더 심해졌다. 롯데가 8개 구단 중 최고라 할 수 있는 선발진(손민한·송승준·장원준·이용훈·조정훈)을 보유하고도 4강 길목에서 허덕이는 데는 불펜진 불안이 한몫하고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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