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이대호(오른쪽)가 26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전 8회초 1사2루에서 2점 홈런을 날린 뒤 홈플레이트에서 선행 주자 조성환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베이징 9연승’ 김경문 감독 ‘두산 9연패’
롯데 이대호는 투런포 … ‘금빛 감동’ 재연
롯데 이대호는 투런포 … ‘금빛 감동’ 재연
3-4로 뒤진 9회초 1사1루. 홍성흔(두산)이 타석에 섰다. 1회초 3점 홈런을 작렬시켰던 그였다. 두산 김경문 감독으로서는 올림픽에서의 극적인 승부를 머릿속에 그릴 만했다. 홍성흔은 김 감독의 바람대로 2루 베이스 옆쪽으로 날아가는 잘 맞은 타구를 날렸다. 그러나 그곳에 정근우(SK)가 있었다. 정근우는 몸을 날려 타구를 다이빙캐치해 냈고, 2루로 뛰던 1루주자 이대수도 직접 태그아웃시켰다. 더블아웃. 두산이 전반기 8연패를 합해, 정규리그 9연패에 빠지는 순간이었다. 대표팀에서 김경문 감독을 도와 한국의 올림픽 첫 야구 금메달을 일궈냈던 정근우가 김 감독의 가슴에 비수를 꽂은 셈.
‘금메달의 승부사’ 김경문 감독이 후반기 첫 판부터 지면서, 2004년 감독 부임 이후 첫 9연패에 빠졌다. 김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올림픽 휴식기 이후 26일 재개된 프로야구에서 ‘야신’(야구의 신) 김성근 감독의 에스케이에 3-4로 패했다. 두산은 1회 홍성흔의 3점 홈런으로 일찌감치 앞서갔으나, 3-1로 앞선 7회말 1사 1·2루에서 정근우에게 적시타, 이어진 2사 2·3루에서 김재현에게 2타점 2루타를 허용하면서 경기를 역전당했다. 7회말 마운드에서 무너진 투수는 공교롭게도 김경문 감독이 대표팀에서 마지막으로 교체의 칼날을 휘두른 임태훈이었다.
대전구장에서는 카림 가르시아의 연타석 홈런포를 앞세운 롯데가 한화를 11-4로 대파했다. 1회와 4회 홈런을 터뜨린 가르시아는 홈런 26개로 한화 김태균과 부문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롯데 4번타자 이대호는 8회 투런포(시즌 16호)를 작렬시키며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타격감을 이어갔다. 롯데는 최근 5연승으로 2위권인 두산·한화에 3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목동구장에선 삼성 선발 이상목이 5⅓이닝 4피안타 7탈삼진 2실점의 투구로, 6월11일 대구 한화전 이후 이어온 3연패에서 벗어나며 통산 100승 고지(19번째)에 올라섰다. 이상목의 호투와 채태인·박석민의 홈런포를 앞세운 삼성은 히어로즈에 5-2로 승리하면서 최근 6연승을 내달렸다. 엘지(LG)는 타격의 집중력을 상실한 기아(KIA)를 상대로 4-2 승리를 거뒀다.
한편 우리 히어로즈는 메인 스폰서였던 우리담배가 구단 명칭에서 ‘우리’라는 회사명을 빼줄 것을 요구함에 따라 앞으로 팀명칭을 ‘히어로즈’로만 하기로 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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