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2·요미우리 자이언츠)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전…생애 첫 기록
요미우리 자이언츠 이승엽(32)이 일본 진출 후 처음 3연타석 홈런을 뿜어냈다. 삼성 라이온스 시절까지 포함하면, 개인적으로 통산 세 번째 3연타석 홈런이지만, 한 경기 3연타석 홈런은 이번이 처음이다.
16일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와의 원정경기. 1-0으로 요미우리가 앞선 3회초 2사 2루에서 요코하마 선발투수 나스노 다쿠미는 요미우리 4번타자 알렉스 라미레스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걸렀다. 그나마 만만한 5번타자 이승엽(32)과 상대하겠다는 심산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승엽은 전날까지 1할대 타율(0.198)에 허덕이고 있었다. 하지만 이승엽의 자존심이 가만 있을 리 없었다. 나스노가 초구로 던진 108㎞ 커브가 가운데로 몰리자 냅다 방망이를 휘둘러 타구를 오른쪽 담장으로 넘겨버렸다. 자신을 무시한 나스노를 무너뜨리는 통쾌한 3점홈런이었다. 순식간에 경기는 4-0이 되면서, 승기는 요미우리로 넘어갔다.
이승엽의 방망이는 쉼없이 돌아갔다. 6-0으로 앞선 4회초 2사 1루에서 3번째 타석에서는 바뀐 투수 우시다 시게키를 상대로 또다시 오른쪽 담장을 직선으로 넘어가는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볼카운트 0-1에서 첫 홈런 때와 비슷한 코스로 날아온 128㎞ 포크볼을 두들겼다. 9-1로 앞선 6회초 2사 1루에서도 이승엽은 상대 투수 아토리의 초구(146㎞ 직구)가 낮게 제구됐는데도 두들겨서 큼지막한 중월 투런 홈런을 만들어냈다.
2004년 지바 롯데 유니폼을 입고 일본에 진출한 이승엽이 한 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뽑아낸 것은 지난해 9월7일 한신 타이거스전 이후 1년여 만. 그러나, 당시에는 3연타석 홈런이 아니었다. 이승엽은 삼성 라이온스 시절이던 2003년에 두 차례 3연타석 홈런을 때려낸 바 있으나, 이는 2경기에 걸친 것이었다.
이승엽은 투수 애드리안 번사이드에게 선발 등판 기회를 주기 위해 2군으로 내려갔다가 지난 14일 야쿠르트 스왈로스전에 앞서 1군에 복귀했다. 이날 시즌 2호 홈런을 뿜어내면서 거포의 귀환을 알렸고, 이틀 만에 3·4·5호 홈런을 연거푸 터뜨리면서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요미우리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한편, 주니치 드래건스 이병규(33) 또한 이날 나고야돔에서 열린 한신전 3회말 2사 2루에서 우월 투런포(시즌 13호)를 쏘아올렸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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