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가 잔여 경기에 상관 없이 8년 만에 가을잔치에 초대됐다. 리그 최고 좌완투수를 무너뜨리면서 얻어낸 달콤한 수확이었다.
16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롯데전. 한화 선발투수는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에서 아마야구 최강 쿠바타선을 잠재웠던 ‘괴물’ 류현진이었다. 하지만, 금메달 어깨도 천적 앞에서는 무기력했다. 류현진은 올해 롯데전 네 경기에 등판해, 승없이 3패만을 떠안고 있었다. 상대 평균자책도 5.96에 이르렀다. 성적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류현진은 4회까지 7안타 3볼넷을 내주고 5실점하면서 강판됐다.
괴물 투수를 무너뜨린 일등공신은 테이블세터 김주찬과 이인구였다. 롯데 1번타자 김주찬은 1-2로 뒤진 4회초 2사 만루에서 싹쓸이 3루타를 쳐내며 경기를 뒤집었고, 2번타자 이인구는 곧바로 중전적시타를 터뜨리면서 점수를 5-2로 만들었다. 이날 김주찬은 6타수 3안타, 이인구는 4타수 3안타를 뽑아내며 팀의 9-6 승리를 도왔다.
후반기 19경기에서 17승2패를 기록 중인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지난 2000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롯데는 매직리그 2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드림리그 3위 삼성과 준플레이오프를 치러 패한 바 있다. 따라서 롯데가 실질적으로 4강에 오른 것은 1999년 이후 9년 만이라 할 수 있다.
최후 보루였던 류현진마저 무너진 한화는 6월5일 이후 처음으로 승률이 5할 밑으로 떨어졌다. 5위 한화는 남은 다섯 경기에서 전승을 하더라도, 이날 경기가 없었던 4위 삼성이 잔여 아홉 경기에서 5승4패를 거두면 상대전적에서 밀려 4강에서 탈락하게 된다.
히어로즈는 선발 장원삼의 호투(8이닝 4피안타 무실점)를 앞세워 기아에 7-0, 완승을 거뒀다. 4강에서 멀어진 기아는 최근 5연패 수렁에 빠졌다.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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