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박한이가 3회초 무사 주자 2루 상황에서 박석민의 안타 때 홈을 밟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베테랑 톱타자 박한이(29·삼성)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사직을 가득 채운 ‘부산 갈매기’들을 침묵시켰다. 이날 승부가 결정된 3회초. 박한이는 선두타자로 나와 중견수 뒤를 넘기는 2루타를 때려내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이어 한 바퀴 돌아 다시 타석에 들어서자 2사 만루 기회에서 우익수 앞 2타점 1루타를 날리며 승부에 쐐기까지 박았다.
사직구장을 가득 채운 팬들은 ‘부산 출신’ 박한이의 활약에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했다. 박한이는 부산중·고를 나왔지만 1996년 롯데가 아닌 삼성의 지명을 받아 2001년 사자 유니폼을 입었다. 박한이는 이날 고향 팬들 앞에서 1회 선두타자 안타를 치는 등 5타수 4안타 2타점 3득점의 만점 활약으로 대승을 이끌었다. 4안타는 준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안타 타이기록. 반면, 롯데의 1번 김주찬은 1안타 1타점만을 기록했다.
올 초 박한이의 성적 부진을 혼내기도 했던 선동열 삼성 감독은 경기 뒤 “삼성의 붙박이 1번 타자로서 지난해 성적이 곤두박질쳤는데 올 시즌은 3할을 치며 팀의 주축으로 활약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난 0점짜리 선수였다”고 말한 박한이는 올 시즌 타율 0.316(타격 8위, 팀내 1위)로 삼성의 공격을 이끄며 부활했다. 특히 올 시즌 롯데 선발 송승준을 상대로 8타수 3안타 1타점 4볼넷으로 강한 모습을 보여 이날 활약을 예고하게 했다.
박한이는 경기 뒤 “준플레이오프에 8년 동안 나오다 보니 긴장보다는 즐거웠다. 1차전을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부산/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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