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정규시즌 동안 병살 공동 1위(115개)를 기록했다. 발야구를 하는 팀답지 않은 기록이다. 한국시리즈 3차전(29일) 9회말 1사 만루 역전 기회를 무산시킨 것도 김현수의 2루수 앞 병살타였다. 30일 열린 4차전에서 두산의 발목을 잡은 것도 3차례 나온 병살(더블 아웃)이었다.
첫 병살은 0-1로 뒤진 2회말 무사 1·3루에서 나왔다. 오재원이 유격수 앞 땅볼을 친 것. 3루주자 김동주가 홈을 밟아 동점이 됐지만, 추가득점 기회가 봉쇄됐다. 3회말엔 에스케이 선발 송은범의 견제실책에 1사 2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이종욱의 텍사스성 안타를 에스케이 2루수 정근우가 역모션으로 잡아내 3루 베이스를 돌던 2루주자 전상열까지 아웃되고 말았다. 상대의 호수비라 할 수도 있었지만, 전상열의 주루플레이가 아쉬웠다.
4회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무사 1루에서 김현수는 잘 맞은 타구를 날렸으나 에스케이 3루수 최정이 점프하면서 낚아챈 뒤, 곧바로 1루수 이진영에게 송구해 1루주자 고영민까지 아웃되고 말았다. 두산으로선 초반에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기회가 번번이 터진 병살플레이로 무산됐다.
정작 두산은 7회초 1사 1·2루에서 이진영의 유격수 앞 병살타성 타구를 처리하면서 2루수 고영민이 1루 송구 실책을 범해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내줬다. 행운의 텍사스성 안타도 잡히고, 잘 맞은 안타성 타구도 잡히고, 상대 병살타 처리 땐 실책이 나오고…. 정말 울고 싶은 반달곰이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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