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시리즈 4경기째 침묵
이승엽(32·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일본시리즈에서 연속된 헛방망이질로 고개 숙인 남자가 되고 있다. 이승엽은 5일 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시 세이부 돔에서 열린 세이부 라이언스와의 일본시리즈 4차전에서 3연타석 헛스윙 삼진을 당하는 등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일본시리즈 성적은 12타수 1안타(타율 0.083) 3볼넷. 4차전까지 당한 삼진 수가 무려 8개다.
이날 세이브 선발은 기시 다카유키(시즌 성적 12승4패 평균자책 3.42). 그나마 상대하기 편한 우완투수였지만, 이승엽의 방망이는 타오를 줄 몰랐다. 2회초 첫타자로 나서 풀카운트 접전 끝에 129㎞ 몸쪽 체인지업에 헛방망이를 돌렸고, 4회초 2사 2루에선 볼카운트 2-1에서 높게 제구된 139㎞ 직구에 또다시 하프스윙을 했다. 7회초엔 또다시 체인지업에 속았고, 9회초에는 1루땅볼로 물러났다.
티브이 중계로 이승엽의 경기를 지켜본 에스케이 김성근 감독은 “예전부터 이승엽은 1차전 선발로 나온 와쿠이를 제외한 다른 세이부 투수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였다. 세이부 투수들의 패턴을 잘 공략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타석에 선 이승엽을 보니 얼굴이 안 좋아 보였다. 여유가 없어 보이는 게 제일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타석에서 스트라이크존을 높여 공을 볼 필요가 있다. 또 삼진을 두려워하지 말고 밀어치고자 하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타석에 서서 과감히 휘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시의 호투에 철저히 밀린 요미우리는 이날 4안타의 빈공에 시달리며 0-5 완봉패를 당했다. 프로 2년차 기시는 9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일본시리즈를 2승2패, 원점으로 돌려세웠다. 투구수는 무려 147개였다. 일본시리즈 5차전은 6일 오후 6시15분 세이부 돔에서 열린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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