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지 등에 ‘감사 인사’ 전면광고
프로야구 꼴찌팀 엘지(LG) 트윈스 팬들의 마음이 훈훈해졌다. 7일 일간지 등 40여개 매체에 일제히 실린 전면광고 때문이다. ‘시즌은 끝났어도 팬 여러분의 사랑-LG는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로 시작되는 광고는 군더더기가 없다. 야구경기가 끝난 뒤, 그날 자신이 응원한 엘지가 패한 듯 고개를 떨구고 있는 아들과 그를 위로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그려져 있을 뿐이다. 지난 2003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친 에스케이(SK) 와이번스가 ‘아름다운 2등’이라는 제목으로 전면광고를 낸 적이 있지만, 꼴찌 구단이 광고를 낸 것은 엘지가 처음이다.
광고를 접한 팬들의 반응은 뜨겁다. 야구 팬사이트 등에 직접 찍은 광고사진을 올려놓고는 “가슴이 뭉클했다”, “눈물이 날 뻔했다”,“감동적이라 신문을 소장해야겠다” 등의 긍정적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조연상 엘지 홍보팀장은 “성적이 부진한데도 시즌 끝까지 야구장을 찾아주신 팬들께 뭔가 보답하고자 하는 생각으로 구단에서 시즌 말부터 기획을 했고 그룹의 승인으로 이번에 광고를 내게 됐다”고 했다. 이어 “그림은 광고기획사쪽이 인터넷에 떠 있는 엘지팬의 사진을 참고하고 그린 것으로 이벤트를 통해 사진주인을 찾으려고 했는데, 오늘(7일) 아침 그 사진을 찍었다는 팬이 광고를 보고 전화를 해왔다”는 뒷얘기도 덧붙였다.
엘지는 광고뿐만 아니라 오는 30일에는 팬들과 함께하는 러브 페스티벌을 처음 개최한다. 이날, 김재박 감독과 김용수 유지현 서용빈 코치 등이 참가하는 5이닝 특별 경기도 연다. 시즌 중에는 병살에 가까운 플레이를 펼쳤지만, 오프시즌 때는 홈런을 때려내고 있는 엘지 구단이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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