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케이 3번타자 이재원이 13일 2008 아시아시리즈 세이부 라이온스와 1차전 4회말 무사 1루에서 투런 홈런을 때린 뒤 오른손가락을 치켜세우며 3루로 달려가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이재원 역전 2점포 철벽불펜도 위력
비룡의 날카로운 발톱이 사자의 송곳니를 뽑았다. 한국시리즈 우승팀 에스케이 와이번스(비룡)는 13일 도쿄돔에서 열린 2008 아시아시리즈 첫경기에서 이재원의 역전 투런포와 철벽불펜을 앞세워 일본시리즈 우승팀 세이부 라이온스(사자)를 4-3으로 꺾었다. 0-1로 뒤지던 2회말 선두타자 박재홍의 파울성 타구가 홈런으로 판정되는 행운도 따랐지만, 에스케이는 2년 연속 아시아시리즈 1차전 승리를 챙겼다.
■현미경 야구에 걸린 호아시의 버릇 에스케이 선수들은 경기 내내 상대투수의 투구폼을 분석했다. 퍼시픽리그 평균자책 4위(2.63)의 세이부 선발 호아시 가즈유키의 투구 버릇이 간파된 것은 한 타순을 돈 뒤였다. 직구와 변화구를 던질 때 호아시의 장갑 위치가 미세하게나마 달라지는 것을 발견했고, 3회까지 삼진 6개를 당했던 에스케이 방망이는 비로소 기지개를 켰다. 에스케이는 1-1 동점이던 4회말 이재원이 호아시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왼쪽폴대를 맞히는 역전 투런홈런을 쳐내는 등 장단 4안타로 석 점을 뽑아내 호아시를 강판시켰다. 세이부 와타나베 감독은 “호아시의 제구력은 괜찮았는데, 에스케이 타자들이 실투를 잘 노려쳤다”고 했지만, “(박재홍의 파울타구를 홈런으로 판정한) 대만 심판들은 다시 배워야 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좌완 킬러 이재원 좌타자 김재현 대신 우타자 이재원이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한 것은 호아시가 좌투수였기 때문. 에스케이는 시즌 중 상대가 우투수일 때는 김재현, 좌투수일 때는 이재원을 기용해 왔다. 이재원은 “세이부 선발이 좌완 호아시인 것을 알고 미리 인터넷을 통해 1시간 동안 연구한게 도움이 됐다”고 했다. 큼지막한 홈런을 때려낸 이재원이었지만, 다음 타석은 없었다. 김 감독은 세이부 투수가 우완으로 바뀌자 바로 김재현을 기용했다. 김재현은 6회말 대타로 나서 우전안타를 때려냈다.
■흔들림 없는 철벽불펜 선발등판한 ‘일본킬러’ 김광현은 5회초 3안타를 두들겨 맞으며 2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4⅔회 7피안타 2볼넷 3실점. 5회초 2사후 등판한 계투진은 철벽투를 선보였다. 우완 윤길현-좌완 정우람-좌완 이승호로 이어진 불펜은 4⅓회동안 세이부 타자들에게 단 한 개의 안타도 맞지 않았다. 7회초 등판한 이승호는 3회 동안 2볼넷 4탈삼진 무실점 무안타로 잘 던져 승리투수가 됐다. 김성근 감독은 “(선수들이) 나무랄데 없는 경기를 했다”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한편, 앞선 개막 경기에선 대만의 퉁이 라이온스가 3-4로 뒤진 9회말 2사에서 동점을 만든 뒤 역전 석점홈런을 앞세워 중국의 톈진 라이온스를 7-4로 꺾었다. 에스케이는 14일(낮 12시) 텐진과 2차전을 벌인다. 도쿄/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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