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에스케이(SK) 감독이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시리즈 퉁이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심판진에게 의견을 전달한 뒤 벤치로 돌아오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대만사자 퉁이에 발목
SK, ‘아시아정복’ 좌절
SK, ‘아시아정복’ 좌절
2008 아시아시리즈 우승을 벼르던 에스케이에 결승은 없었다. 에스케이는 15일 대만 챔피언 퉁이 라이온스에 4-10으로 대패하며 결승진출이 좌절됐다. 2승1패로 퉁이, 세이부 라이온스와 동률을 이뤘으나 실점률에서 뒤졌다. 에스케이는 퉁이에 10점 이내에서 2점차 이하로만 패했으면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대만시리즈 우승팀에 진 것은 2006년 삼성 라이온스(당시 상대는 라뉴 베어스) 이후 두번째다.
■ 복수는 쓰고 달다 에스케이는 지난해 주니치 드래곤스에 패한 뒤 올해는 반드시 일본팀을 꺾고 우승하겠노라고 다짐했고, 결국 일본팀 세이부 제압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 준비중이던 치밀한 ‘복수극’은 미처 깨닫지 못했다. 퉁이는 지난해 아시아시리즈에서 7회 콜드패(1-13)의 수모를 안겨준 에스케이를 꺾기 위해 한국시리즈에 코치를 두 명이나 파견하는 등 에스케이 타도에 골몰했다. 퉁이 선수들은 경기중 강한 집중력을 선보이며 홈런 4개를 터뜨렸다. 반면, 다소 긴장이 풀린 에스케이 선수들은 병살타를 4개나 기록했다. 지난해 패배 후 눈물을 글썽이던 퉁이 뤼원셩 감독은 경기 후 미소를 지었다.
■ 판정에 웃고 울다 일본인 주심은 4회말 1사 1·3루에서 채병용의 꽉찬 몸쪽공을 계속 볼로 판정했고, 채병용은 어쩔 수 없이 한복판으로 공을 던지다가 적시타와 백투백 홈런을 얻어맞았다. 4-6이던 8회말 무사 1루 볼카운트 2-1에서 정대현이 던진 공은 스윙을 하던 양션의 방망이끝에 맞은 듯 했으나, 주심은 몸에 맞는 볼로 선언했고, 중국인 3루심은 스윙이 아니라고 선언했다.
김 감독은 “각 나라마다 룰과 판정이 다른 만큼 국제대회에서 똑같은 판정이 있을 수 없다”면서 “8회 몸에 맞는 볼로 판정된 것은 한국이었다면 아니었지만, 일본심판의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틀 전 박재홍의 파울성 타구 홈런판정에 대해 “대만심판 수준이 아주 낮다. 더 공부해야 한다”고 독설을 퍼붓던 세이부 와타나베 감독 반응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 또다른 목표, 그러나… 김성근 감독은 대만전 패배 후 “이런게 야구다. 아쉬움이 남는 대신 내년에도 (아시아정상을) 노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년 아시아시리즈 개최여부는 불투명하다. 스폰서를 구하지 못하면서 지난해까지 6심제였던 경기는 4심제로 치러졌고, 도쿄 지하철이나 거리에도 대회 홍보포스터가 붙지 않았다. 홍보부족으로 에스케이-세이부전에는 9277명 관중만 입장하는 등 흥행에도 실패했다. 현재 일본이 아닌 대만이나 한국에서 치르는 방법도 모색 중이지만, 돔구장이 없는 양국 형편상 대회개최는 요원할 듯 보인다.
도쿄/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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