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차기 총재 선임 절차상의 문제를 거론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최종학 문체부 체육국장은 19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정식 이사회도 아니고 3개 구단 사장들(삼성·KIA·히어로즈)이 불참한 가운데 치러진 조찬 모임(16일)에서 유영구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을 차기 총재로 의결한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면서 “문체부와 사전상의도 없이 언론플레이부터 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최종 승인권자인 문체부와 사전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차기 총재가 추대된 것에 대해 섭섭하다는 입장이다. 최 국장은 지난 17일 하일성 KBO 사무총장의 모친상을 조문한 자리에서 이런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야구계는 문체부의 이런 반응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박종웅 전 의원 등 정부 쪽에서 염두에 뒀던 인물이 있는데, 갑작스레 구단 사장들이 자율적으로 유영구 이사장을 추대해 당혹스러워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역대 KBO 총재는 박용오 회장(12~14대)을 제외하고 대부분 정부에서 인선한 관선 총재들이었다. 전임 신상우 총재도 노무현 정부쪽에서 낙점한 인물로, 임기 내내 ‘낙하산 총재’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이에 대해 최종학 국장은 “유영구 이사장을 정식 이사회에서 의결해 추대하면, 문체부는 그가 총재에 적합한 인물인지 검증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애초 18일로 예정됐던 KBO 이사회는 총재대행을 맡고 있는 하 총장 모친상(16일) 등의 이유로 오는 23일 열린다.
김양희 권오상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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