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기아는 5일부터 국내에서 겨울훈련을 시작했다. 한국시리즈를 2연패한 에스케이는 6일 8개구단 중 가장 먼저 일본 고지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짧은 겨울방학은 끝났다. 생존경쟁은 지금부터다.
■ 32일과 59일 에스케이는 6일부터 3월5일까지 장장 59일 동안 해외캠프를 차린다. “만족은 곧 퇴보”라는 김성근 감독의 지시 아래 올해 더 혹독한 지옥훈련이 예상된다. 장원삼 트레이드 파문과 선수들의 도박사건 연루로 힘든 겨울을 보낸 삼성은 전지훈련을 취소하려던 계획을 바꿔, 29일 일본 오키나와로 건너간다. 예년보다 전훈기간은 줄어 8개구단 중 가장 짧게 32일 동안만 해외에 머문다. 롯데는 21일 투·포수조가 먼저 사이판으로 건너가는데, 예년보다 머무는 기간이 늘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제2캠프지인) 가고시마가 춥다”는 의견을 냈기 때문. 지난해 유일하게 국내캠프(제주도)를 차렸던 히어로즈도 29일 미국 브래든턴으로 떠난다.
■ 전초전은 일본에서 여기저기 흩어졌던 7개 구단은 2월 중순을 넘어서면서 일본 오키나와와 가고시마 등지로 모인다. 시범경기 전 연습경기를 갖기 위해서다. 오키나와에는 삼성을 비롯해 에스케이·엘지가 모이고, 가고시마엔 롯데·히어로즈가 제2의 캠프를 차린다. 두산은 ‘약속의 땅’인 쓰쿠미에, 기아는 미야자키에 기반을 두고 일본 프로구단이나 사회인 야구팀과 연습경기를 치를 예정. ‘나홀로’ 하와이에 머무는 한화는 2월 중순 이후부터 세계야구클래식(WBC) 대표팀과 합동캠프를 차리고 연습경기를 가질 계획이다. 작년까지만해도 한화는 자체 청백전으로만 실전경험을 쌓았는데 올해는 최고의 연습경기 파트너를 만났다.
■ 서바이벌 게임 신고선수 출신의 김현수(두산)가 김경문 감독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겨울캠프때였다. 반복된 훈련과 자잘한 부상에도 쉼없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 김현수는 김 감독의 신뢰 속에 2008시즌 타격 3관왕에 올랐다. 반면, 수도권팀의 한 선수는 겨울훈련을 다소 게을리했다가 감독 눈밖에 나서 시즌 중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처럼, 겨울훈련은 기회의 장이 될 수도, 탈락의 장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지난 시즌 후 소속팀에서 방출돼 타구단에 정착한 이들에겐 더욱 그렇다. 올해엔 안경현·김용우·최길성·손지환(이상 SK)·박종호·박지철(이상 LG)·양승학·김회권(이상 한화)·이석만(두산) 등이 둥지를 옮겨 재기를 노린다.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재일동포 내야수 강병수(한화)도 8일부터 본격적으로 서바이벌 경쟁에 뛰어든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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