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야구·MLB

주홍글씨 돼버린 ‘약물 기록’

등록 2009-01-13 18:43

김양희 기자
김양희 기자
김양희 기자의 맛있는 야구 /

<뉴욕타임스>가 13일(한국시각) 미 프로야구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 발표 전에 보도한 기사의 제목은 ‘투표자들은 맥과이어의 약물사용을 용서할 수도, 잊을 수도 없다’였다. 마크 맥과이어가 명예의 전당에 올라선 안된다는 점을 노골적으로 강조한 것이었다.

‘빅맥’이라는 닉네임으로 더 유명한 마크 맥과이어(46). 한국인 첫 메이저리거인 박찬호 때문에 한창 메이저리그 시청이 붐을 이뤘던 1990년대 중후반, 맥과이어는 거대한 몸집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원스런 홈런포로 한국팬들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새미 소사와의 엎치락 뒤치락 거포대결은 당대 최고의 흥미거리였다. 야구선수가 한 시즌에 70개 이상의 홈런을 쏘아올릴 수 있다는 사실도 그의 손끝에서 처음 증명됐다.

2001년 은퇴할 때까지 맥과이어가 메이저리그에서 쏘아올린 홈런수는 총 583개. 메이저리그 역대 8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첫 아들의 탄생을 지켜보기 위해 역사상 중요한 이정표가 될 시즌 50홈런을 포기할 정도로 가정적인 모습까지 갖춰 야구팬들은 그를 영웅시했다. 그러나, 은퇴 이후 스테로이드 복용 의혹이 불거지며 맥과이어는 추락하기 시작했다. 특히, 국회청문회 등에서 시종일관 침묵으로만 일관해 의혹은 확신이 돼버렸고 그는 약물에 의존해 기록을 세운 사기꾼이 되고 말았다.

맥과이어는 13일 발표된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에서 21.9%의 득표율(유효표 539표 중 118표 획득)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2007년 23.5%, 2008년 23.6%에 비해 낮아진 득표율이다.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려면 75%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만 한다. <뉴욕타임스> 기사처럼, ‘용서’가 없는 한 그의 명예의 전당 입성은 요원해 보인다.

맥과이어 뿐만 아니라, 오는 2013년 처음 명예의 전당 후보자가 되는 배리 본즈나, 로저 클레먼스도 맥과이어와 비슷한 운명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통산 최다홈런(762개)이나 역대 9위에 해당하는 최다승(354승) 기록이 대단해 보이기는 하나, 그들의 가슴 한쪽에는 소설 ‘주홍글씨’에 등장하는 캐피탈 에이(A), 아니 캐피탈 에스(S, Steroid의 첫글자)가 너무나 선명하게 아로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1.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2.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3.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4.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5.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